어린이에게 놀이시간이란
아이는 친구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에는 "오늘은 ㅇㅇ이랑 놀았어." 할 때도 있었지만, 그 유치원이 적응될 즈음부터 아이는 "나는 친구가 없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선생님한테 여쭈어보니, 선생님 말씀으로는 우리 아이가 친구를 사귀려는 의지가 없다, 친구가 불필요해 보인다 라는 피드백을 주셨다.
아 어느 누구보다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인데 친구가 불필요하다니?
영어유치원의 정원은 일반적으로 10명-20명 정도 된다. 20명 정도의 규모가 되는 곳은 꽤 큰 영어유치원에 속하는데, 엄마들은 선호하기도, 불호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20명의 규모인 경우에는 스피킹이 늘지 않는다는 후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쓰기를 많이하는지 쓰기실력은 괄목할 만한 향상이 된다고 한다.
영어유치원의 경우 6-7세 아이들은 No Korean이기 때문에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그러다보니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경우에는 말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로만 말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든 영어 발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기도 하다.
점심시간이면 유치원으로 달려가서 CCTV를 보았다. (CCTV를 언제든 요청하면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유치원임) 아이는 점심시간이 되면 책상을 옆으로 밀고, 잠시 놀이타임을 가지는 것 같았다. 늘상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여자아이들은 그림그리기나 칠판에 끄적이기, 남자아이들은 사각블럭(와플블럭)을 가지고 놀고 있다.
우리아이는 저 구석에서 혼자 블럭을 쌓고 있었다. 가끔은 다른 남자아이들이 와서 아이가 만든 블럭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 20분여가 지나면 모두 줄을 서서 화장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앉아 원래대로 책상을 4열 종대로 맞춘 후 책을 펼쳤다. 짝꿍도 없다. 옆 자리는 띄워져 있었고 모두 책상에 앉아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옆 자리 친구도 없구나"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정말 적어보였다. 영어유치원의 꽃은 7세지 않나. 그 때 부터는 달리기 시작할 때였다. 아웃풋을 위해 달릴 시기
아이들은 원어민 선생님과 소통하는 것을 중시했다. 원에서도 공공연히 말한다. 원어민 선생님과 학생이 소통하는 것이라고. 영어유치원의 취지를 떠올리면 그게 맞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끼리는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강남의 유명한 학습식 유치원은 애당초 입학설명회에서 조차 <소통은 선생과 학생과의 소통만이 있을 뿐>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했다고 한다. 아이들끼리 외부에서 만나 친해져서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어느날에는 아이가 집에와서 오늘 유치원에서 너무 속상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ㅁㅁ친구가 나에게 이런 나쁜 말을 했어" 그래서 이야기했다.
"아니 그래서 뭐라고 말했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야 그렇게 하지말아줘.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었고 내 차례잖아, 내가 먼저 하고 있었잖아' 라고 말을 했어야지."
"엄마. 난 그렇게 말 못해. 영어로 이야기해야한다고!!!! 영어로 뭐라고 말해야하는지 모른다고!!"
맞다. 그랬다. 일반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 아이들이 싸우거나 다툴 때 아이들을 불러다 놓고 너희는 이러이러해서 그렇게 행동했구나. ㅇㅇ이는 ㅁㅁ가 이래서 속상했고, ㅁㅁ는 ㅇㅇ이 이래서 속상했구나. 그럴 때에는 "~~라고" 말 하는거야. 하고 늘 일러주셨다.
아이들은 한국어가 모국어인 아이들이지만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떤 말을 사용해야하는지를 늘 배워왔다. 그렇게 한 명의 인격체로 자라나고 있었다. 한국어로 소통하는 일반유치원에서는 함께 놀이하고 생활하면서 분쟁을 해결하고 우정을 쌓으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영어유치원에서는 학습적인 것은 배우지면 이런 생활속의 어려움 해결하는 법을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영어 학원"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선생님께 말씀드려볼게."
선생님께 아이가 이러한 일로 속상했고, 이러한 지도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을 영어로 잘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셨으면 한다"고 요청드렸다. 선생님은 이런 요청이 처음인 듯 하셨다. 영어학원은 유아교육 전문가가 운영하는 곳이 아니니까... 영어유치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