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회사를 면접봤을 때 들은 말이었다. 평범함 웹디자인과 그래픽디자인을 했었고, 조금 모험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은 직장생활 2년차 였을 시기. 이대로 '디자인만 해서' 괜찮을까? 싶었던 때에 마침 적절한 자리의 공고가 있었고, 일단 시작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면접을 봤었었다. 당시 나는 메이크샵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웹사이트의 소스나 이미지를 수정하는 등 간간히 코드를 수정했던 수준이라 html을 다룬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입사를 포기할 순 없었다. 무턱대고 시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적당히 아는 수준에서 일단은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란 불안함을 조금 안고, 마침내 '배우고 있다''조금 다뤄봤다'는 말몇마디 말과 함께 걸음마 마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회사 안에서 디자이너의 ui개발 역량이란, 회사나 팀의 책임이 아닌 개인이 커버해야하는 일이었다. 조직이 작을수록 업무에 맞는 인력의 배치가 힘든점이 있었으며 그런 회사의 상황에 맞춰 업무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조직에 다니는 디자이너라면 한번쯤은 경험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직을 고려할 때 ui개발이 가능한 디자이너 혹은 기획 능력이 있는 디자이너를 찾는 공고를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런 공고에서 ui개발을 할 줄 안다는 점, 혹은 UX적인 사고가 가능하거나 프로토타이핑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우대사항에 들어가 있었다. 이것은 가능하면 업무에도 직접 개입하여 다방면으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뽑길 원하지만, 이런 사항을 우대사항에 넣었다는 점은 '못해도 괜찮으니 이해는 했으면 좋겠다'는 기업의 아량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나도 디자인 외의 업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단 어느정도 이해,숙지하고 있는 사람이 좀 더 폭넓은 업무 능력을 보여준다고 느꼈었다. 그냥 보면 모르는 개발순서도도 다시보면 재밌고, 개발자가 봐야하는 디스크립션을 나도 봐서 나쁠 건 없고, 퍼블리싱에서도 퍼블리싱이 가능한 범위라는게 있으니까. 아무튼 ui개발, 그외 역량을 갖췄을 때 취업의 문도 넓어지고 개발자나 기획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원활해질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이다.
ui개발의 경우로만 보자면 나의 경우엔 도서 웹표준 html5/css3로 공부하며 입문했으며, 생활코딩 사이트와 무료 교육으로 html5/css3, html/css, jquery/javascript에 대한 지식을 넓혀나갔고 이후 웹표준, 웹접근성, 반응형웹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공부했었다. 공부하고 나서 느낀점은 기초적인 부분은 학원이나 책에서 배울 수 있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코딩해나가지 않는다면 기껏 영어 공부해도 활용하지 않으면 잃듯 코드에 대한 지식도 모두 다 기억에서 사라져버린다는 점이었다. 책을 보고 공부해서 알게됐단 생각도 들지만 ui개발을 하면서 틀어지고 부딪혔던 경험들을 하면서 좀 더 코드에 대해 깊이있게 이해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왕 ui개발을 생각하는 디자이너라면 업무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잊으니까.
https://opentutorials.org/course/1
한번쯤은 들어봤을 생활코딩, 일단 시작해보면 재밌다.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책이나 동영상에서 알려주는 지식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크업을 하다보면
웹접근성을 생각해야 한다던지(이것은 디자인에서부터 발현되어야 하는 문제지만) / 웹표준을 고려한 html 코드안에서의 규칙 / css작성시 올바른 순서 / 개발환경을 고려한 올바른 html 마크업 선택 / 어떠한 문구길이, 어떠한 컨텐츠에도 틀어지지 않도록 고려 된 스타일 / import 나 반응형웹을 고려한 css코드 분리 / 코드를 봤을 때 손쉽게 유지보수가 가능함은 물론이고 팀내에서 공통화 된 주석처리, 탭구분과 불필요한 공백(byte) 남기지않기 등등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흔히 '퍼블리셔'로 첫직장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접근성, 웹표준과 함께 자신이 얼마나 웹을 이해하고 있는지 어필해야 한다.
하지만 뭔가를 더 알아서 얻어지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디자이너는 디자인으로 평가받는다. 좀 슬픈 얘기지만, 일부기업은 디자이너가 일러스트부터 편집, ux, ui개발 등등 디자이너가 하는 부수적인 업무에 대해선 별로 크게 와닿아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할 줄 안다고 해서 그 속에 어려움이 없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도 하고. (디자이너를 무시하는 기업은 걸러야 하는게 답인 듯 하다.)
그래서 많은 것을 해내더라도 결국에 인정받는 결과물은 '내가 어떤것을 어떤고민을 하고 디자인했느냐' 로 평가되는 것 같다. 프로토타이핑을 해서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든, ui개발을 하든 뭐든 하면 좋긴 하겠지만 내가 부수적인 능력을 발휘했다고 해서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좀 더 나은 디자이너가 되기는 한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좋아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하는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하나둘 읽어보고 겪어보다보면 기획서 보는것도, 코드를 보는 것도 조금 재밌어 진다. 자신이 흥미로운 부분으로 견문을 넓힐 줄 안다면 그런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 나아가서 풀스택 디자이너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