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요약] <데일 카네기 자기 관리론(2007)>
인생이라는 오케스트라에서
나만의 소리를 내려면
[한줄평] 채용 공고에 "번아웃을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을 업무 역량 중 하나로 적어 놓은 스타트업이 있다고 한다. 회복 탄력성은 개인이 자신의 삶을 평탄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데 쓰여야 할 개념이지, 막대한 업무량을 몰아쳐 해치울 수 있는 태도를 운운할 때 언급되어서는 안 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제목과 저자만으로는 '이거 또 열심히 살라는 얘기 아니야?'라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의 원제인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을 직역하자면 다음과 같다. "걱정을 멈추고 삶을 시작하는 방법". 나는 일과 삶이 끈덕지게 엉겨붙은 삶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기 위해 이와 같은 책들을 요즘 들어 탐독하고 있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는 ‘걱정’이라는 것을 이렇게 비유하고 싶어졌다. 걱정은 거대하고, 퍽퍽하지만, 언젠가는 다 먹어치워야 할 빵덩어리와 같다. 그까짓 맛없는 빵, 안 먹으면 그만이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다 먹어치워야 할’이라는 조건이 붙은 이상 우리는 그 빵을 해치워야만 한다. 그럴 때의 방법으로는 책에서 소개된 대로 모래시계를 생각하면 좋다. (왜 그 빵을 먹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저자도,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명확히 아는 바가 없을 테다. “인간은 인생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인생을 살도록 만들어졌다.”)
소소한 집안일부터 골치 아픈 업무까지, 아침에 일과를 시작할 때 우리가 그날 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은 수백 개나 된다. 하지만 모래시계에서 모래알이 좁은 목을 지나가듯이, 한번에 하나씩, 천천히, 그리고 일정하게 일을 처리한다면 거친 빵 표면에 목구멍이 긁히거나 다칠 일이 없다.
빵 조각을 조금씩 떼어 충분히 오랫동안 씹어 삼킨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나를 압도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지금 하는 일과 관계 없는 서류나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있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일감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혼란, 긴장, 걱정을 유발할 수 있다.
최악을 받아들이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이제는 뭐든 얻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할 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문제로부터 한 발짝 비켜서서 사실을 분명하고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정도 이상으로 생각하다 보면 반드시 혼란과 걱정이 생기게 되어 있다. 조사나 생각을 더 이상 계속하면 해가 되는 순간, 또는 결정을 내린 다음 뒤돌아보지 말고 행동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 법이다. 여전히 생각이 복잡할 땐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을 적어내려가볼 수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방법은 무엇인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은 무엇인가?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 우리 몸이 아프기 때문이다. 나 역시 최근 일상 속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온몸의 염증이 악화되는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단지 호르몬, 식습관, 운동 등의 신체적인 반응만을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인간은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있더라도 정신 작업을 하면서 쓸데없는 긴장을 생성한다. 현대인들에게는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안 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 약간의 휴식만 취해도 해결될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떠안아가며 건강하지 못한 뿌듯함에 도취되곤 한다.
대니얼 W. 조슬린은 하루 일을 마쳤을 때, 특별히 피곤하거나 짜증이 나 신경이 피로해졌다는 판단이 서면 그 하루를 양적으로 보나 질적으로 보나 비효율적인 하루였다고 확신한다고 한다. 휴식은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휴식은 회복이다. 짧은 휴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오케스트라에서 자기 자신의 작은 악기를 연주해야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악기를 잘 다루건 못 다루건 간에 어떻게든 나 스스로 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다. 가진 것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지만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생각하는 경향, 즉 욕망이야말로 인류 최대의 비극이라고 저자인 데일 카네기는 말한다.
그러나 욕망은 우리의 삶을 지속하도록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하다. 욕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생은 더더욱 평탄하고 편안해질 수 있다. 인생의 울퉁불퉁한 역정에서 오는 충격과 흔들림을 흡수하는 법을 배워야 우리는 더 오래 견디고, 더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관리’의 기본 원리라고 판단했다.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환경 그 자체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감정을 결정하는 것은 환경에 반응하는 우리의 태도이다. 이때, “인간은 일어나는 일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어나는 일에 대한 자신의 의견에 더 큰 상처를 입는다”는 철학자 몽테뉴의 말을 참고 삼을 수 있다.
설령, 나에게 이미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고 그것을 돌이킬 수 없다 할지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그러하니, 그러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은 사소한 일에 신경 쓰기에는 너무 짧으며, 설령 그 일이 사소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러해서 다른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냉정한 마음으로 하지 못할 일을 갈망하면서 이 궁리 저 궁리 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
https://eunmee910.oopy.io/6fb195ea-c219-4d42-a124-4ae959701c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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