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미 Dec 04. 2022

소상공인을 타겟팅한 비즈하우스의 프로덕트 전략은?

[PM 북클럽]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2020)> 요약 및 정리

서론:

좋은 가설을 수립하는 데

지름길은 없다



  서론의 소제목은 내가 지난 사 주 동안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2020)>을 읽고 나서 깨달은 바를 정리한 문장이기도 하다. '생각랜드'에 얽매여 '실패라는 야수'로부터 벗어나 '될 놈'을 만들 수 있는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선 좋은 가설이 필요하다. 좋은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것은 PM/PO의 몫이다. 그런데 좋은 가설은 찍어내듯이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가설 수립 및 검증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이 없이는 추측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의 추측은 가설을 수치화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수치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측에 불과하더라도 애매모호한 단어들만으로 구성된 가설에 비해서는 훨씬 유용하다. 이처럼 가설을 수치화할 때는 생각보다 직감의 영역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와 같은 직감을 기르는 연습으로서 프로덕트 하나를 주제로 삼고 분석글을 써내리려고 한다.






1. 디자인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다


출처=비즈하우스


  오늘 포스팅에서 다룰 프로덕트는 비즈하우스이다. 비즈하우스는 온라인 인쇄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는 웹투프린트 서비스이다. 미리캔버스의 운영사이기도 한 미리디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이다. 2021년 5월 기준 약 85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월 주문수는 3만 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 중이다.




비즈하우스가

풀고 있는 문제


출처=비즈하우스


  개인사업자 소상공인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현수막, 전단지, 포장용품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벤처중소기업부의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들은 경영 시 애로사항의 원인으로 경쟁심화를 1순위(38.3%)로 꼽았다. 2020년 기준 국내 소상공인은 약 557만 명(출처=벤처중소기업부)에 육박한다. 대한민국은 OECD 26개 회원국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소상공인 비율이 높다(출처=<정부지원 소상공인 정책요인이 소상공인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연구>). 이와 더불어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닥치고, 소비자들의 니즈는 갈수록 급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 실질적인 경영 및 운영을 책임지기도 어려운 와중에 사업장의 디자인 상품 제작 작업을 직접 일일이 진행하거나 외주를 맡기는 것은 소상공인 입장에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결국 소상공인은 디자인·인쇄출력 업무에 필요 이상의 리소스를 투입하게 되거나,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은 소상공인이 직접 프로세스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불만족스러운 결과물로 Pain Point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비즈하우스의 솔루션:

편리성, 합리성, 적합성


출처=비즈하우스


  현재 비즈하우스가 제공하고 있는 솔루션을 나는 위와 같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았다.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편리성]

자체 개발한 디자인 통합 솔루션 미리캔버스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했다.

웹 브라우저만으로 편리하게 디자인이 가능하다.

제공되는 디자인 템플릿을 레퍼런스로 참고하거나, 그대로 따올 수도 있다.

미리캔버스에서 편집한 디자인을 원스톱으로 비즈하우스에서 인쇄할 수 있다.


[합리성]

무료 디자인 템플릿을 편집할 수 있고, 가격 정찰제 디자인 외주를 맡길 수 있다.

프리미엄(Free-mium) 전략으로 대부분의 디자인을 무료로 제공하여 유저 로열티를 강화했다.

'미리캔버스 작업 대행'과 같은 합리적인 가격의 디자인 의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적합성]

약 3만8천 개의 상품군을 제공하고, 시장 상황에 맞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선보인다.

재질, 크기, 톤앤매너 등이 다양한 인쇄출력 상품을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사회·문화를 녹여낸 트렌디한 디자인 콘텐츠를 빠르게 업데이트한다.


출처=https://www.mk.co.kr/news/business/9908662


  비즈하우스는 미리디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미리디의 비전인 "디자인 생태계를 혁신하여 간편한 디자인 문화를 만든다."와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

  미리디의 미리캔버스 역시 마찬가지의 비전을 띤 프로덕트이긴 하지만, 비즈하우스의 경우 주고객이 소상공인이며, 디자인 생태계를 혁신해야 하는 이유 역시 소상공인의 비즈니스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특징을 갖는다.






2.  "사람들은 비즈하우스를 왜 쓸까요?"


  여태까지는 비즈하우스의 솔루션을 중심으로 비즈하우스가 어떤 비전과 미션을 향해 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위 소제목과 같은 질문에 자문자답하기 위해서 비즈하우스 홈페이지를 낱낱이 뜯어보았다. 과연 약 85만 명의 고객들은 왜 비즈하우스라는 프로덕트를 사용할까?




마플레드프린팅,

그 사이에 비즈하우스가 있다


출처=마플


출처=레드프린팅


  비즈하우스는 PMF를 찾는 데 성공한 프로덕트이다. 연 250억 원 규모의 온라인 인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고객 지표가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린다. 현재 비즈하우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크리에이터 POD 서비스 마플온디맨드 상업 인쇄 서비스 레드프린팅그러나 비즈하우스는 이들과 차별점을 갖는다. 소상공인 맞춤형 인쇄출력 서비스로서 엣지 있게 입지를 굳힌 덕이다.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현수막, 전단지, 포장용품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입장에서 고려해보자.


  우선, 마플의 경우는 탄탄한 팬덤을 지닌 인플루언서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업로드하면 업체 측에서 대신 인쇄 제품을 제작·관리·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문제에 봉착한 소상공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뒤이어, 레드프린팅은 다양한 상품군의 실사출력을 합리적인 가격에 맡길 수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디자인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깔리기 때문에 위와 같은 Pain Point를 해결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정리하자면 소상공인이라는 타겟층을 기준으로 마플은 비즈하우스의 솔루션 키워드 세 가지 중 편리성을 일부분 만족하지 못하고, 합리성과 적합성은 크게 떨어진다. 레드프린팅은 적합성은 만족하나, 나머지 키워드에 있어서는 부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하우스는

'소상공인'에 진심이다


① 상품군별 목업 이미지

'360º로 돌려보기'로 살펴본 전단지 상품. 출처=비즈하우스


  반면, 비즈하우스는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대로 알고, 이에 따른 솔루션과 부가적인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례로 고객은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상품군별 목업 이미지를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는 ▲AR로 보기 360º로 돌려보기 3D 연출 보기 세 가지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제작될 상품의 느낌을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다.


② 개인화 맞춤 화면


  비즈하우스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보면 소상공인이라는 고객층을 겨냥한 컴포넌트들이 눈에 띈다. 상품제작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지금 가장 HOT해요'라는 소제목과 함께 현재 다른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는 상품을 리스트업해 보여준다.

  앞서 분석에서 살펴봤다시피, 많은 소상공인들이 경쟁 심화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고, 그럴수록 '요즘 HOT한' 판촉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니즈도 증가할 것이다.




  또한, 마이페이지에서 업종을 선택하면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위 이미지처럼 개인화 맞춤 화면을 보여준다. 이는 고객이 자신과 같은 업종의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는 상품군을 확인할 수 있어 사업장 홍보물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적합한 형태로 가공하여 다른 고객에게 유용한 기능으로 선보인 것이다. 여기에 업종별 실물 후기까지 더해지면서 유용성과 신뢰감을 높였다.


③ 오가닉 콘텐츠


  소상공인이라는 타겟층을 향한 일관된 사업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비즈하우스의 큰 장점이다. 비즈하우스는 홈페이지 내 '비즈하우스 채널'과 같은 SNS 채널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유용한 오가닉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카페 업종의 자영업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2022 서울 카페쇼>를 요약한 콘텐츠를 게시하기도 했다.

  고객들은 비즈하우스로부터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받으며 프로덕트 자체에 대한 호감도를 쌓고, 이는 곧 비즈하우스에서의 제품 인쇄·출력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가령 오른쪽 사진에서 '친환경 브랜딩'에 대한 내용을 읽고, 비즈하우스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 포장용기를 주문하는 식으로 제품 구매 경험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④ 소상공인 지원 정책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소상공인 디자인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온라인 동종업계 최초로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한 기념으로 실시하였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영업 및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음식 사진 무료 촬영 지원 서비스'와 '홍보물 디자인 및 인쇄 지원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이러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으로 고객이 겪고 있는 Pain Point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PM의 시선

한 스쿱



  글을 마무리하며, 비즈하우스가 출시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가정하고, 내가 비즈하우스의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떠올린 기획자라고 과몰입(!)해볼 것이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 공부한 '될 놈'을 찾아가는 프로세스를 따라가면서 비즈하우스라는 프로덕트에 대해 심화적으로 이해해보려고 한다.




아이디어

Idea



  어느 날, 단골 베이커리 카페 'OO카페'를 방문한 나는 우연히 다른 손님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아주머니 손님들이었는데, "할인하는 줄 몰랐어"라면서 빵을 여러 개 구매하고 있었다. 말마따나 진열대에는 매직펜으로 '전일 생산 빵 할인 판매'라고 쓴 A4 용지가 붙어 있었다.

  전일 생산 빵은 빠르게 팔리지 않는다면 폐기해야 하므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잠재 고객은 'OO카페'에 들어서기 이전에 이 카페에서 전일 생산 빵을 할인 판매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OO카페'는 인근 초중고 학부모들이 많이 살고 있는 'XX아파트' 거주자들이 주고객인 경기도 수원시 소재의 작은 동네 카페이다. 따라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마케팅이 직접적인 효과가 클 것이다. 그렇다면 매장 외벽에 현수막을 걸어두거나, 진열대에 눈에 더 잘 띄는 안내판을 붙여둔다면 전일 생산 빵의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처럼 매직펜으로 대충 만든 홍보물이 아니라, 퀄리티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진 홍보물이라면 고객의 시선을 더더욱 잘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OO카페' 사장님과 담소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던 나는 사장님이 1인 매장 운영만으로도 빠듯해서 마케팅에 별도로 투자할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40대 여성인 사장님은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도맡기에는 관련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다.




시장 호응 가설

Market Engagement Hypothesis



[WHO]

'OO카페' 사장님은

[WHY]

고객들에게 '전일 생산 빵 할인 판매'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WHAT]

오프라인 홍보물을 쉽고 편하게 제작하고 싶어할 것이다


[WHO]

'XX아파트' 거주자들은

[WHY]

'OO카페'의 오프라인 홍보물에서 정보를 얻고 할인 행사를 누리기 위해

[WHAT]

매장에 방문할 것이다.


  앞서 도출한 아이디어를 시장 호응 가설로 가공해보았다. 첫 번째 가설은 'OO카페' 사장님을, 두 번째 가설은 'OO카페' 손님을 주어로 놓고 작성했다. 가설의 초안은 이것으로 완성되었으나, 프리토타이핑에 쓰기에는 막연하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 얼마나 '쉽고 편한' 과정을 원하는 것인가? '오프라인 홍보물'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객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엇인가? 이에 아래와 같이 XYZ 가설로 발전시켜 보았다.




XYZ 가설

XYZ Hypothesis



[WHO]

적어도 2퍼센트의 'XX아파트' 거주자들은

[WHY]

아파트 공동현관에 붙은 OO카페' 전단지에서 '전일 생산 빵 할인 판매'에 대한 정보를 보고 할인 행사를 누리기 위해

[WHAT]

매장에 방문하여 적어도 2개 이상의 빵을 구매할 것이다


  두 번째 가설만을 선택하여 XYZ 가설로 개선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생각해낸 주고객은 'OO카페'의 사장님과 같은 소상공인이 맞다. 그러나 'OO카페'의 사장님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먹힌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 홍보물을 쉽고 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소상공인에게 먹히는지를 확인하기 이전에, '오프라인 홍보물'이 개인사업장의 고객에게 먹히는지를 선행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OO카페'의 손님인 'XX아파트' 거주자를 주어로 삼은 두 번째 가설부터 구체화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프리토타이핑

Pretotyping


  이번 케이스의 프리토타이핑을 사전 설계할 때 중요한 점이 있다. 초기 아이디어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은 퀄리티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진 홍보물을 더 선호한다"라는 점까지 테스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OO카페'가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질문은 두 가지가 된다.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홍보물이 먹히는가?", "고객들은 퀄리티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진 홍보물에 더 끌리는가?" 이에 다음과 같이 프리토타이핑을 설계했다.


① 홍보물 만들기

  'OO카페'에서는 매일 '전일 생산 빵 할인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는 정보를 담아 홍보 전단지를 만든다.

하나는 검정 매직펜으로 쓰인 A4용지이고, 다른 하나는 미리캔버스를 활용해 디자인한 출력물이다. 전자를 실험군, 후자를 대조군이라고 이름 붙인다.

  (이때, 실험군과 대조군의 최하단에 강조된 문구로 '전단지를 보고 왔다고 말하시면 미니 타르트를 하나 드립니다'라고 적어둔다.)


② 홍보물 부착하기

  데이터가 오염되지 않도록 실험군은 'XX아파트' 101동에, 대조군은 'XX아파트' 102동에 붙인다.

  각각 다섯 장을 마련하여 거주자의 왕래가 많은 공동현관, 엘리베이터, 편지함, 택배보관소, 쓰레기장에 부착한다.


③ 고객 관찰하기

  일주일 동안 얼마나 많은 고객이 '전단지를 보고 왔어요'라고 말하면서 전일 생산 빵을 몇 개 구매하는지 체크한다.

  (이때, '전단지를 보고 왔다'고 말하는 고객의 경우 실험군 또는 대조군 중 어떤 디자인의 전단지를 보고 방문한 건지 확인한다.)




나만의 데이터

Data That You Collect



  이와 같은 프리토타이핑을 거쳐 나만의 데이터, 즉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는 믿음직한 데이터를 모아보았다.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OO카페' 사장님를 다음과 같이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장님. 제가 'OO카페'의 전일 생산 빵을 더 잘 팔리게 할 방법을 생각하고 실험해봤잖아요. 'XX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파트 곳곳에 부착된 오프라인 홍보물에서 정보를 얻도록 한 뒤, 일주일 동안 일일 평균 고객이 30명에서 40명으로 늘었어요. 이중에서 '전단지를 보고 왔다'고 말한 고객은 일일 평균 3명이었고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 여쭤보니 'XX아파트' 거주자는 200명이라고 하네요. 지난 7일 간 매일 'XX아파트' 전체 거주자 중 1.5퍼센트가 전단지를 보고 'OO카페'에 방문을 결심한 거예요.



  "이때, 어떤 디자인의 전단지를 보고 왔는지도 함께 조사했는데요. 디자인적 완성도가 높은 홍보물을 보고 왔다고 해서 전일 생산 빵을 더 많이 구매한 건 아니었어요. 평균적으로 실험군을 보고 온 사람은 2.3개, 대조군을 보고 온 사람은 1.7개의 전일 생산 빵을 구매했거든요. 그러나 디자인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홍보물을 보고 온 사람들보다 더 많이 'OO카페'에 방문했어요. 지난 일주일 동안 누적 방문자 수가 실험군을 보고 온 경우에는 8명, 대조군을 보고 온 경우에는 13명이었거든요."



  "결론적으로 'OO카페'가 'XX아파트'에 오프라인 홍보물을 더 많이 돌릴수록 고객의 수가 증가할 거예요. 이때, 디자인적인 퀄리티가 있는 홍보물을 배포할수록 더 효과적으로 고객의 수를 올릴 수 있을 거고요. 더불어 이번 프리토타이핑에서 전일 생산 빵 판매량의 경우 실험군이 우세했지만, 궁극적으로 잘 디자인된 홍보물로 인해 총 고객 수가 많아졌을 때, 매장 내 전일 생산 빵 안내판을 강조하여 부착하면 전일 생산 빵 판매량도 지금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끝맺으며:

단 한 번의 프리토타이핑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한 차례의 프리토타이핑이 끝났다. 그러나 완성된 프로덕트로서의 비즈하우스를 향해 가는 길은 아직 멀고 험해 보인다. 한 번의 프리토타이핑으로 아이디어가 성공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건 어렵다. 비록 그 한 번의 실험에서 나온 결과가 설득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험을 왜곡시킬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고 뛰어들려면 여러 번의 프리토타이핑을 실시해야 한다.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의 저자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최소한 세 번에서 다섯 번의 실험을 시도할 것을 권한다. 역시 좋은 가설로 향하는 지름길, 더 나아가 좋은 프로덕트로 향하는 지름길은 세상에 없다. 실험과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는 것만이 '될 놈'으로 나아가는 왕도인 것이다.






참고자료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토타이핑인 '척'하는 프리토타이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