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중교통과 신호등, 5. 자전거와 걷기
# 4 대중교통과 신호등
친절하지 않은 대중교통, 프랑크푸르트 지하철과 기차의 연착은 악명이 높고 환승도 복잡하다. 독일어를 모른다면 이 모든 불편조차 안내받을 수도 없다. (어디에도 외국인을 위한 영어방송이나 문구는 없음.) 낡고 침침하며 그리 깨끗하지 않은 그곳을 이용할 때면 늘 아들과 동행했다. 밝고 반짝이는 안전한 서울 지하철이 생각났다. 택시도 몇 번 탄 적 있지만 운전이 거칠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전에 먼저 놀란 것은 거리 곳곳 횡단보도 앞의 사람들이다. 신호등의 불빛과 상관없이 차도의 양쪽을 살피고 요령껏 길을 건너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가끔 그들 곁으로 차들이 올 때면 차가 속도를 줄이고 멈춘다. 빨간불에 왜 건너냐고 소리치는 운전자를 본 적이 없다. 무조건 보행자가 먼저였다.
이상했다.
# 5. 자전거와 걷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정말 많은 것이,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걸쳐 연령이 다양한 것과 그들의 차림새도 가지각색인 것이 우리와 달랐다. 자전거의 앞에 부착된 큼직한 웨건 속에 한두 명의 아이들을 앉히고 함께 달리는 엄마와 아빠들을 많이 보았다. 완전 풀 착장한 신사와 숙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도 낯설었다. 보도와 차도 사이의 자전거 도로 이용이 엄격하고, 그 길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는 빨랐다. 혹시 비어있다고 걸어가다가는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에게 욕을 먹는다고 했다.
정말 많이 걸었다. 편치 않는 보도를 그들은 어찌나 빠르게 걷는지... 평소 느긋한 산책걸음에 익숙한 내 옆으로 휙휙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와 보조를 맞추는 이들은 백발의 노인들 뿐이니 나도 속도에 발동이 걸렸다. 아침과 저녁으로 숙소와 아들네까지 각각 40분 정도 걸어야 했는데 2주일 만에 30분씩으로 단축했다. 그사이 취침 중 서너 차례 종아리와 발바닥에 쥐가 났지만, 성취감 외에도 뛰지 않고 걸으면서 쿵쾅대는 심장소리를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3주를 빠르게 걸었다. 걷기는 발과 다리를 앞으로 내밀어 몸을 당기는 것이 아니라 골반에 바르게 연결된 다리와 발이 내 몸을 운반하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