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 꺼내어 보는 생각 서랍
해피뉴이어!
또 다른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제는 한 살 더 먹는 게 너무 싫을 지경이네요..
다들 지난 한 해 어떠셨나요.
저는 이제 막 33살이 되었고, 아직은 30대 초반이라며 위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정을 이루어 안정적인 삶을 꾸려갈 나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아먹고살만한 급여를 받고 있을 나이기도 하죠.
저는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내 삶의 안정은 아직 찾지도 못했습니다. 너무나 불안정하고 또 불완전한 시기만 계속해서 보내고 있어요.
누구는 어디에 집을 얻었대.
누구는 회사에서 얼마를 번대.
이런 소식들을 여기저기서, 특히 부모님 친구에게서 그들의 자식들의 잘된 소식이 귀에 들려올 때마다 괴롭습니다.
아직도 제가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된 것에 대한 불확신을 가지고 계신 저희 아버지는 ‘야, 필라테스 강사 그거 전망은 있는 거냐?’ 물으시고, 빠듯한 월급으로 생활하게 된 저는 더 이상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별 생각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해야죠.
예전에 연말이 다가올 때 즈음 동네 네일샵에 간 적이 있어요. 제 손톱을 다듬으시던 사장님은 연말 계획 있냐고 물어보셨는데요. 저는 정말로 아무 계획이 없었고, 그래서 무언가 혼자 인 것 같아 처량하고 쓸쓸하던 참이었어요.
“그냥.. 출근하고, 운동 가고 친구들에게 안부 묻고 그게 다일 것 같아요.”
사장님의 물음에 대한 저의 답변에, 약간은 무뚝뚝하신 사장님이 툭 내뱉은 말이 있었는데요.
“많이 하시는데요? 계획이 별거 있나요, 그냥 평소처럼 사는 거죠.”
사장님 말 대로, 뭐 우리가 꼭 대단한 걸 했어야 한 해를 잘 보낸 걸까 싶더라고요.
그냥 평소처럼 잘 일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의 소식을 잊지 않았으며, 주어진 삶을 나대로 살았다면 된 거죠 뭐. 내가 이룬 것들이 꼭 거창하진 않더라도요.
생각해보면 그 평범하면서도 무난한 일상들에서 사소하게라도 이룬 게 있을지도요.
저희 언니가 저에게 보내준 카톡인데요.
제가 회사 때문에 너무 힘들었을 때 언니에게 ‘내가 열심히 안 살아서 결과가 이런가 봐.‘라고 했는데, 언니가 ‘열심히 안 했다고는 하지만 그 순간에는 너도 너의 최선의 최고의 선택을 한 거야.’라고 해주었어요.
우리는 다 그 순간에서 최선의, 최고의 선택을 하며 살아온 거고 이룬 게 없다고 할지라도 괜찮아요. 또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 거니까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지난 한 해 꼭 거창하게 이룬 게 없었어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에서 가장 나은 선택을 하셨길 바랍니다. 후회 없는 삶은 없다고 하죠. 올 해는 모두 행복하게 후회 적은 삶 사시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