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공터에서 본 별빛

by 은파랑




집 앞 공터에서 본 별빛


어느 날 밤, 집 앞 공터에 섰다.

도시의 불빛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별빛이 조용히 세상을 덮어 주었다. 공터는 낮에는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텅 빈 공간이었지만, 밤이 되자 별빛의 무대가 되었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고개를 들었을 때, 하늘은 작은 빛으로 가득 찼다. 빛들은 말없이 제자리에 서서 눈짓을 보냈다. 저마다의 간격, 저마다의 크기로 빛나는 별들이 어쩐지 마음속 빈틈을 채워 주는 듯했다.


별빛은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달리, 별들은 고요하게 자리를 지킨다. 그들의 빛은 과거에서 온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닿으며, 앞으로도 닿을 것이다. 그런 별빛을 바라보며, 시간의 너머를 느낀다. 내가 아는 세상은 얼마나 작은가, 별빛은 조용히 말하는 듯했다.


공터에서 별빛 아래 서 있었다.

발밑의 차가운 흙과 하늘의 따스한 빛이 묘하게 어울렸다. 그 순간은 나를 둘러싼 세계와, 그 안에서 작게 살아가는 자신을 모두 감싸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하늘만 바라보았다. 별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빛났다. 침묵 속에서 알았다. 별빛은 멀리 있지만 늘 함께였고, 고요한 빛이 위로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마음속에 깊이 박힌 채, 길을 따라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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