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넘나드는 신의 언약

by 은파랑




태초에 민족이 있었다.

그들은 사막을 걸었고, 별을 길잡이 삼아 나아갔다.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보이지 않는 신과 맺은 언약을 기억했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며,

나는 너희의 신이 될 것이다.”


약속은 한낱 바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유대인의 역사이자, 운명이었다.


노예였던 자들이 자유를 찾아 떠났다.

그들의 지도자 모세는 신과 대면했고,

시나이 산에서 돌판을 받았다.


“율법을 지키라.

그러면 너희는 번성하고, 땅을 차지하리라.”


율법을 의미하는 토라는 규칙이 아니었다.

삶의 방식이었고,

흩어진 유대인을 하나로 묶는 힘이었다.


예루살렘, 신의 도시.

솔로몬 왕은 성전을 세웠고,

그곳에서 백성들은 신을 섬겼다.


하지만 세월은 변하고, 제국은 무너졌다.

바빌로니아의 군대가 들이닥쳤고,

성전은 불길 속에 무너졌다.


그날 이후, 유대인들은

흩어진 민족이 되었다.

바빌론에서, 페르시아에서, 로마에서

그들은 이방 땅에서 신을 기억하며 살아갔다.


그들은 더 이상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하지만 율법은 여전히 그들을 지탱했다.

성전이 사라진 뒤,

그들은 책을 통해 신과 연결되었다.


랍비들이 등장했고,

탈무드가 쓰였으며,

토라의 해석은 끝없이 이어졌다.


박해 속에서도,

추방 속에서도,

그들은 신의 언약을 기억했다.


세상은 변했다.

유대인은 다시 나라를 잃었고,

어느 시대보다 혹독한 시련이 찾아왔다.

홀로코스트. 어둠의 시간을 지나,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세워졌다.

그것은 국가가 아니었다.

수천 년을 떠돌던 민족이

다시 돌아온 약속의 땅이었다.


오늘날, 유대교는 전통과 변화를 아우르며 살아 있다.

정통파는 옛 율법을 지키고,

개혁파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다.

하지만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믿든,

그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오래된 약속이 있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며,

나는 너희의 신이 될 것이다.”


언약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별빛이 흐르는 밤하늘 아래,

누군가는 여전히 그 말씀을 속삭인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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