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예언자 그리고 인간이 걷는 길

by 은파랑




태초의 어둠 속에서 신은 속삭였다.

"빛이 있으라."


그리고 빛이 있었다.


세상은 각기 다른 신의 손길 속에서 피어났다.

어떤 신은 흙으로 인간을 빚었고,

어떤 신은 바다와 하늘을 가르며 세상을 열었다.

어떤 신은 깊은 명상 속에서 깨달음을 전했고,

어떤 신은 불 속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영혼을 불태웠다.


그렇게 종교는,

신과 예언자들은,

각자의 언어로 인간에게 길을 보여주었다.


아브라함의 신은 강한 목소리로 우주를 열었다.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


신은 무(無)에서 유(有)를 불러냈고,

사람에게 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인간에게 질문을 남겼다.

"너는 나를 따르는가?"


힌두교의 브라흐마는

연꽃 위에서 눈을 뜨고 우주를 창조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끝없는 윤회의 수레바퀴를 굴렸다.


북유럽의 오딘은 자신의 눈을 희생하여 지혜를 얻었고,

그의 숨결에서 인간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속삭였다.

"세상은 언젠가 불타 사라질 것이니,

하지만 너는 그 안에서 용기를 잃지 마라."


각 종교마다 신의 창조는 다르지만,

그 속에는 같은 메시지가 있었다.

"너는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다."

"너의 존재는 신의 얘기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헤매던 인간에게

예언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신의 뜻을 전하고,

길을 잃은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모세는 붉은 바다를 갈랐고,

예수는 십자가를 짊어졌으며,

마호메트는 산속에서 신의 음성을 들었다.

그들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고,

그들의 발걸음은 시대를 넘어 울려 퍼졌다.


"길을 찾아라."

"네가 갈 길을 나는 이미 보았다."


하지만 구원의 길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부처는 말했다.

"너 자신을 찾아라.

신을 찾으려 하지 말고,

너의 마음이 곧 깨달음이다."


라오쯔는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억지로 무언가 되려 하지 마라.

진정한 길은 가장 부드러운 것 속에 있다."


구원의 길은 서로 달랐지만,

끝은 하나였다.

고통을 넘어선 해방.

혼돈을 넘어선 평화.

그리고 인간이 마침내 자신을 찾는 순간.


종교는 길이다.

누군가는 기도로 길을 걸었고,

누군가는 묵상으로,

누군가는 행위로 걸었다.


우리는 끝없이 신을 향해 손을 뻗지만,

어쩌면 신은 처음부터 우리 안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힌두교에서는 브라만과 인간이 하나임을 깨닫는 것이 깨달음이다.

불교에서는 집착을 버릴 때, 해탈에 이른다.

기독교에서는 신의 사랑을 깨달을 때, 영혼이 구원받는다.

이슬람에서는 신의 뜻에 자신을 맡길 때, 평온이 찾아온다.


우리는 각기 다른 신을 따르고,

각기 다른 예언자의 목소리를 듣지만,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곧 우리의 신앙이고,

우리의 철학이며,

삶이다.


밤하늘을 보면,

수많은 별들이 빛난다.

어느 별은 북극성을 가리키고,

어느 별은 남쪽으로 흐른다.

하지만 모든 별은 같은 하늘 아래 있다.


신과 예언자도 그러하다.

그들은 서로 다른 빛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비춰준다.


우리는 각자의 신을 부르고,

각자의 기도를 올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끝에는,

언젠가 우리 모두가 만날 하나의 진리가 있을 것이다.


"너는 나였고, 나는 너였다."

"우리는 하나였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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