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37
하늘이 낮고, 바람이 무겁게 흐르는 날에는 마음이 자연스레 움츠러든다. 그런 순간마다 찾아오는 것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관한 질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강한가, 약한가, 아니면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가?
강함과 약함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
강하게 보이기 위해 약함을 숨기는 순간, 그것은 진정한 힘이 될 수 없지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고전의 지혜가 여기에서 빛난다. 내 마음을 슬기롭게 만드는 것은 강약의 조화를 아는 데 있다. 자신이 강할 때는 약한 자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힘을, 약할 때는 강한 자의 견고함을 본받을 수 있는 겸허함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려 하고, 약함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강약의 조화는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이것은 역지사지의 시선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할 때, 마음은 한층 슬기롭게 변한다.
강함은 직선의 길을 가는 것이고, 약함은 곡선의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우리는 직선과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완전해진다. 내 마음속 직선은 내가 지켜야 할 원칙이고, 곡선은 내가 배워야 할 유연함이다. 두 선이 만나 하나의 원을 그릴 때, 더 이상 약함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이 원은 나와 타인을 감싸 안으며, 그 속에서 나와 너는 하나가 된다.
인생은 어쩌면 이 원을 그리는 과정일지 모른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강함과 약함이 만나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 마음이 슬기롭게 빛나는 순간이다. 마음속 강약의 균형이 흔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내 앞의 길을 슬기롭게 걸어갈 수 있다. 슬기란 마음의 지혜이며, 지혜는 서로의 입장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강약의 조화를 통해 완성된다.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서게 된다. 때론 강함이 요구되고 때론 약함이 용서가 된다. 모든 순간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마음은 흔들림 없이 평온해진다. 마음을 슬기롭게 만드는 것은, 강약의 조화 그리고 그 속에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역지사지의 지혜다. 그리하여 나와 너, 우리 모두는 서로의 강함과 약함을 이해하며 더 깊고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