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이름

2020년 8월 20일

by 유은강

너는 아마 내 이름에 대해 궁금할거야

먼저는 ‘유’는 우리 엄마의 성이야

26년 가까이 아빠 성으로 살았으니,

앞으로 엄마의 성을 따라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은’은 그래도 아빠가 만들어준 이름 중 한 글자 정도는 남겨놓고 싶어서 넣었고,

마지막으로 ‘강’은 강같이 흐르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내 바람을 담았어. 그리고 내 사주에 물이 많다네. 그래서 ‘강’이라는 글자가 나와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


왜 갑자기 이름을 새로 지었냐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달라지고 싶어서”야.

나는 매일매일 달라지고 싶어. 강물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흐르고 싶어.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또 동경해.

시바타 쇼의 소설 <그래도 우리의 나날>에 이런 말이 나와.

“사람은 자신을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음으로써 내일이라는 날에,

무엇을 초래할지 알 수 없는 내일이라는 날에,

희망과 살아갈 용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 실수와 함정으로 가득한 삶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겠어.”


새로운 이름에 담은 내 바람대로 강물처럼 흐를 수 있다면

유은강이라는 이름으로

어쩌면 나는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생각을 하고,

이전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하고,

이전엔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할수도 있지 않을까.


이름에는 그 사람을 향한 기대나 바람이 들어있기 마련이잖아.

우리 아빠가 내가 예수님의 은혜로 밝게(叡)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 이름을 지었듯이.

나는 내가 강물처럼 흘렀으면 해.

여기저기 오지랖 넓게 흐르고 싶어.

그러면 언젠가 너에게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나도 내 새로운 이름이 많이 낯설어.

그러니 네가 내 이름을 자주 불러준다면 좋겠어.

나의 변화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유은강의 <당일 생산>

매일 그 날의 생각, 사건, 변화 등을 편지의 형태로 기록합니다. 평소 당일 생산된 빵이나 떡을 지나치지 못하고 사는 편인데, 어느 날 빵을 먹으며 글도 당일 생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표는 목표를 잊을 만큼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쓰고, 그리고, 노래하고, 연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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