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은솔 Jun 11. 2019

내 인생의 추세

일주일 역배열의 단기 이동 평균선에 목매달지 말자.

언론에서 내보낸 따끈따끈한 뉴스, 전문가, 혹은 지인의 투자 의견이나, 재무 지표 등을 활용해서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한 투자자들은, 내가 "언제 투자를 시작할 것이냐"를 항상 고민한다.

분명 좋은 투자처인데,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기가 막힌 머피의 법칙을 이번만큼은 피해 가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차트의 추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렇다. 시장에는 언제나 추세가 존재한다.

내가 올라타려는 이 투자처가 과연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 

이 것을 알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차트를 분석하고, 시각화된 지표를 토대로 추세를 판단한다.


얼마에 거래가 시작되고, 또 얼마에 거래가 마감되었는지, 또 그 시점의 가장 최고가와 최저가는 얼마였는지를 알려주는 차트의 "봉". 이 봉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해 X와 Y축으로 나눠 살펴보다 보면, 과거에서 흘러온 선형적인 추세를 조금은 예측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의 이 예측을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다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차트를 분석하는 수많은 도구도 있다.

5일, 10일, 20일, 60일의 평균 가격을 선으로 이어, 현재 가격이 지난 가격 대비 어느 위치에 포지셔닝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가격 이동평균선.

단기 이동평균선과 장기 이동평균선의 차이를 구해, 그 폭 사이를 가격이 움직이는 방어나 지지선으로 예측하여 적정한 주가를 찾아가는 MACD 지표.

표준편차를 이용한 이동평균의 값으로 95% 확률을 기준으로 밴드 안에 주가가 위치할 것을 예상하여 가격의 경직성을 판단하는 볼린저 밴드.


아주 기초적인 이러한 지표를 통해서도, 또 쏟아지는 다양한 차트 분석 기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데이터를 모아 미래의 추세를 예상하고자 한다.


기술적 거래 기법에 속하는 이른바 "차트쟁이"의 매매기법은 "시장에서 속임수다, 아니다." 평가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옹호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차트의 추세를 매도와 매수의 타이밍을 잡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투자처를 주식, 부동산, 코인에서 "나"로 바꿔보면 어떨까.

미래의 가치, 나의 가능성, 재무 상태 등등을 고려해 나에게 무엇을 투자할 것인지 결정했다면, 그 투자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그 또한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추세를 잘 분석하고 결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의 내가 살아온 하루하루의 궤적이 상승, 혹은 하락 흐름인지. 지지부진한 상태라면 상승 반전을 노려볼 만한 시점에 나에게 걸맞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삶의 궤적을 따라온 긴 그래프가, 내가 원하는 추세의 방향성을 향하고 있는지를 체크해보아야 한다.


인생에도 언제나 추세가 있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도,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드는 20대에게도 누구나 삶의 궤적은 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인 내 삶을 돌이켜보며, 오르락내리락하는 단기간 배열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 이동평균선의 흐름이 정배열로 갈 수 있는 상승추세의 삶을 그려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 매 순간 언제나,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생활 8년.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는 이치는 한국에서 절대적이지만, 그 머니는 나에게서 나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