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모임

친해지기 어려운 관계

by 은소
소풍에서 시작된 인연


몽이가 초등 1학년때 첫 소풍 가는 날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께서 소풍 동행 봉사자 어머니들을 모집하셨습니다.

반대표 어머니가 봉사자 신청을 받았고 어머니들 단톡방에서 선착순으로 1차 신청자를 받고 그중에 학교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최종 6명으로 봉사자가 결정되었습니다.

5명은 녹색 어머니 봉사자, 1명은 도서관 사서 봉사자(저요, 몽이 엄마) 이렇게 멤버가 구성되었습니다.

첫 소풍은 아이들이 1학년이라서 천진난만한 귀여운 모습이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유치원생과 다를 바 없는 아기들이었습니다.

6명의 어머니들은 반 아이들 모두에게 골고루 관심과 손길을 보내느라 분주하고 많이 바빴습니다.

정작 봉사자 어머니들의 자녀들은 뒷전으로 밀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6명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그 시간이 참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 행복한 기억으로 우리 어머니들은 자연스럽게 한두 번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대표 어머니가 1학년을 마치는 시점에 사랑스러운 딸 리안이 생일파티를 열어주면서 우리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내년에도 계속 모임을 이어가자고 약속하게 되었지요.

그 모임은 남자아이 3명, 여자아이 3명을 둔 6명의 어머니들이 구성원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남녀 구분 없이 서로 잘 어울리고 특별히 모난 곳이 없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모임을 지속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 같이 키즈카페도 종종 가고, 놀이체험 이벤트도 참여하고, 체험 미술관도 가고, 여름방학 때는 수영장과 캠핑장도 같이 가고, 겨울방학 때는 펜션으로 1박 2일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주로 1학년 반대표 어머니였던 리안 언니가(아이 이름에 언니를 붙이는 게 익숙한 모임) 열심을 내었습니다.

저도 옆에서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챙기면서 나름대로 서포트를 했지요.


몽이 생일파티


3학년 9월에는 몽이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학년마다 각자 한 번씩 생일파티를 했는데 몽이도 딱 한 번만 생일파티를 해달라고 하기에 큰맘 먹고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워킹맘이 생일파티를 준비하려니 이만저만 부담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장소 섭외, 식사 및 간식 준비, 케이크 예약, 초대 명단 작성, 초대장 만들기, 답례품 준비, 선물 위시리스트 작성 및 공유..

아.. 딱 한 번만 생일파티를 해달라고 한 몽이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번은 안 하고 싶다, 다시 못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동안 모임을 주도했던 언니가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었을지 조금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몽이 생일파티는 몽이 포함 10명의 친구들과 함께(저는 어차피 할거 더 많은 친구를 초대하자고 했지만 몽이는 본인 성향으로 감당 가능한 최대 인원이라고 생각했는지 10명만 초대했어요) 키즈카페 파티룸을 대관하여 신나고 재밌게, 사고 없이 무사히 진행했습니다.


6명의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모두 만나는 모임을 지속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반이 나뉘고, 또 아이들이 각자 사귀는 친구들도 다양해지다 보니 어머니들의 의지로 모임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6명의 어머니들 단톡방은 유지되고 있고 몽이가 중등 2학년이 된 지금도 가끔씩 서로 안부를 묻곤 합니다.


리안이


리안이와 리안 언니(1학년 반대표였던 리안 엄마)는 여전히 만나기도 하고 연락을 자주 하는 유일한 멤버입니다.

리안이는 여자아이지만 성격이 털털하고 너그러운 편이라서 몽이를 품어주는 누나 같은 친구입니다.

앞의 글 중에(14 어버이날에 잠시 등장) 언급된 적 있는 리안 언니는 저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입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참 고맙고 행복한 일입니다.

더구나 자녀를 통해 만나게 된 인연으로 절친이 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리안 언니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글을 시작할 때는 지금 몽이학교, 시골 대안학교 어머니들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는데 어쩌다 보니 리안 언니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짓게 될 것 같습니다.

언니! 내 옆에 여전히 맑게 웃으며 있어줘서 고마워요!


시골 대안학교 어머니들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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