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코로나 확진과 자가격리
작년에 몽이가 시골 기숙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후 학교 안에서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다 보니 아무리 조심을 시켜도 결국 룸메이트 한 명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아이들이 귀가조치를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몽이도 3월 초에 코로나 확진으로 학교에서 격리되어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작년 초만 해도 코로나 확진자 가족 3일 이내 PCR 검사 및 격리 종료시점 신속항원검사에, 철저하고 까다롭게 관리를 했던 시기였습니다.
몽이는 증상이 발현된 바로 직후 학교 보건 선생님께서 비타민과 수액을 주셔서 격리기간 동안 크게 아프지 않고 무난하게 요양을 하다가 귀교할 수 있었습니다.
몽이가 귀교한 지 2주 만에 저도 코로나에 걸려서 호되게 앓고, 3일 후 남편까지 연달아서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몽이를 돌보는 중에 소독과 격리에 온갖 노력과 애를 썼지만 바이러스가 저와 남편에게도 옮겨왔던 것 같습니다. 그게 작년 3월 말이었어요.
두 번째 자가격리
이번에는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알 수 없지만 사실은 남편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저보다 일주일쯤 전부터 기침감기증상이 있었고, 며칠 후 저도 기침과 인후통, 어지럼증 등 약간 증상이 있었는데 일이 바빠서 프로폴리스와 도라지청을 먹으며 꾸역꾸역 버텼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아침, 바쁜 주말 업무를 감당하려면 약이 필요할 듯하여 출근 전에 근처 이비인후과에서 진료 후 처방을 받으려고 방문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증상을 보시더니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해본 후에 진료를 봐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작년에 코로나 진단받았을 때의 증상과는 차이가 있어서 기침감기 또는 가벼운 독감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검사에 동의를 했지요.
코에서부터 목구멍까지 깊숙하게 검사용 면봉을 찔러 넣는 느낌.. 윽.. 그 통증과 불쾌한 감각에 눈물, 콧물 찔끔 흘리고는 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코로나 양성 확인서와 처방전을 주시더니 진료를 더 봐주지도 않고 쫓겨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직장으로 향하는 워킹맘의 비애..
일단 보고를 해야 하므로 우리 보스 방문 앞에서 양성 확인서를 들고 노크를 했습니다.
” 저 방금 이비인후과에서 코로나 양성 나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
“ 얼른 집에 가서 쉬세요. 아직 정부 지침이 격리 완화 되기 전이라서 7일 격리니까 다음 주 토요일에 출근하시면 되겠네요.
팀원들과 말씀 나누시고 퇴근하시죠. “
팀원들에게 갑자기 병가를 쓰고 곧장 퇴근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주말 아침 출근 때마다 저를 드롭오프 해주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남편에게 다시 픽업 오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놀라서 얼른 달려왔지요.
그렇게 자가격리가 시작되고 평소에 낮잠을 거의 안 자는 습관을 유지해 왔지만 컨디션 난조에 어지럼증으로 버티지 못하고 약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종일 누워 지냈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하루가 꼬박 지나서 스승의 날이 된 것도 모른 채 정신을 차려보니 몽이 학교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학년장 선생님, 작년 코치 선생님 두 분께 감사의 글을 문자로 보냈습니다.
스승의 날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
코로나 확진되어 격리 중에 스승의 날인 것을 깜빡 잊어버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지난 1년간의 수고와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평소라면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몽이가 자주 부르는 랩의 일부) ’ 스승의 날 아침에 신속하게 연락을 드렸겠지만, 죄송하고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을 전하니 선생님들께서 오히려 저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어머니는 안 아픈 줄 알았습니다. ’
라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몽이가 아플 때 든든하게 옆을 지키고 몽이가 힘들거나 필요할 때마다 시골학교라도 당장 달려가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으로 보아주시던 선생님 눈에는 엄마의 아프고 약한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신 모양입니다.
선생님께서 학부모에게 이런 위로를 건네는 일이 요즘 사회 분위기상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5월 초 스승의 날을 앞둔 며칠 전 뉴스에서 담임을 거부하고 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교사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이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학부모 민원 및 상담에 대한 부담감과 학교 폭력과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 위험에 노출되어 담임을 거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보다 자기 자녀에 대한 잘못되고 비뚤어진 애정으로 폭력적으로 응하는 부모들로 인해 선생님도 자녀도 멍들게 하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자녀도 학생으로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배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사가 먼저 모범이 되고 헌신해야만 자연스럽게 학생과 부모가 교사를 존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준비된 교사라고 하더라도 학생과 부모가 지나치게 경계하며 날카로운 시선과 부정적인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결국에는 교사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몽이가 특별하고 훌륭하신 선생님들을 만나서 청소년기에 소중한 시간을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는 이 시간들이 더욱 귀하고 값지게 느껴집니다.
훌륭한 선생님과 그를 닮아 훌륭하게 성장하게 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게 됩니다.
우리 학교와 선생님을 향한 지지와 응원에 더 열심을 내어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