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리뷰(스포주의)

by 은수달


건물주가 자본주의 시대에는 신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건물주라고 해서 돈을 다 잘 버는 건 아니다. 오히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빚 독촉에 시달리며 투잡 하거나 경기악화로 속을 끓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건물 관리부터 화장실 수리까지 온갖 일을 도맡아 하는 새윤빌딩의 주인공 수종은 재개발 소식이 들리면서 건물을 팔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부동산 소장의 만류로 재고해 보게 되고, 미국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꿈도 물거품이 된다.


사진 출처: 티빙 홈페이지



평생 돈을 좇으면서 산 대가를 생각해 봤나?

돈 없으면 사람 구실이나 해요?

괴물 되는 것보다는 낫지.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양심은 물론 장기도 팔 기세로 달려드는 사람들과 그럼에도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던 사이는 이해가 어긋나면서 비극으로 향하고,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남의 목숨 따위 우습게 여긴다.


자신의 딸이 납치되어 유괴범한테 거액을 요구받고 딸을 구하지만, 유괴범이 돈을 가지고 도망가자 그걸 빚이라고 생각한다. 돈 때문에 권력을 쥐게 되었지만, 돈에 목숨 걸다 딸의 인생을 망친 엄마.


재개발 소식을 듣고 욕심내다 자꾸만 무리수를 두는 수종은 한몫 챙겨 미국으로 떠나려던 계획마저 포기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물신숭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극은 블랙 코미디 형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건물 가치를 떨어트리려고 일부러 배관을 망치려 숨어든 양자는 그 안에 갇혀 있던 카페 사장한테 습격을 당하고, 자신의 외도를 덮기 위해 은밀한 거래를 시도한 선은 수종과 공범이 되고 만다.


'환상 속의 그대'처럼 '재개발'이라는 미끼 혹은 환상은 등장인물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다양한 색채를 만들어내고, 자신조차 몰랐던 욕망을 들추어 내 위험한 일에 가담하게 만든다.



포기하지 않는 것도 용기지만
때론 멈출 줄 아는 것도 용기라네.


질주를 멈추지 않는 스포츠카처럼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때로 우리의 삶을 진흙탕으로 만든다.


양심 따윈 벗어던지고

기꺼이 진흙탕으로 뛰어들 것인가,

그나마 남은 양심이라도 지키기 위해

까치발을 든 채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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