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집단에서 평가의 대상이 되고 나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이기적인, 무가치한 일에 자신을 소진하는 구성원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25-26)
자기 계발, 취미, 운동, 사교, 연애, 이러한 일상의 단어들을 수행할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한다. (33)
대학원 시절,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되거나 스스로 비교하면서 초라해진 저자의 경험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비생산적이라 여겨지는 일에 돈이랑 에너지를 쏟고 나면 멘털은 폐허가 되고, 교수님한테 인정받아 졸업이라도 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수시로 눈앞에 닥쳐오곤 했다.
틈틈이 운동하고 취미 생활을 하면서도 과연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되는지 물어야 하는 처지가 마치 공기 속을 부유하는 먼지 같다는 구절을 읽으며 순간 울컥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개개인의 가치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데도 우린 보이는 것이 때론 전부일 거라 믿고, 다수의 가치관으로 소수의 견해를 가볍게 무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