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 한 번씩 맡게 되는 업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외국인 근로자 비자연장. 십 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한 명 있는데, 벌써 여러 차례 비자를 연장했고, 급여도 남부럽지 않게 받고 있다. 하지만 체류연장 신청을 하러 갈 때마다 한 번에 업무가 처리된 적이 없다. 심지어 몇 년 전엔 두 번이나 출입국 사무소를 방문하고, 서류를 보완해서 따로 제출해야만 했다.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가 좀 더 수월해졌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배우자는 다른 서류 없어요?"
방문동거 비자 F1을 신청하기 위해 통합신청서만 작성해서 가져왔는데, 다른 서류라는 말에 순간 멍해졌다.
"필요한 서류 안내 못 받았는데요. 추가로 필요한 서류가 뭔가요?"
"결혼증명서랑 사업주 및 신청인서약서, 거주제공확인서 작성해서 내셔야 하고요. 작년 급여내역도 같이 팩스로 보내주시면 돼요."
소득금액증명원은 5월부터 발급이 가능해서 신청인서약서로 대신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해 온 근로계약서도 같이 제출했다.
항상 분주한 민원 업무 때문에 '하이코리아'라는 사이트에서 방문예약을 따로 해야 한다. 당일 업무는 한정적인 데다 대기 시간도 긴 편이다.
근무조건이 열악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외국인 근로자도 정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기본급이 오른 데다 숙소부터 식비, 주유비 등도 지원된다. 내국인이 꺼려하는 잔업을 도맡아 하고 있으니, 현장에선 급여를 더 주더라도 오래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추세다.
이번에 비자연장 신청을 하게 된 베트남 출신의 근로자도 열심히 모은 돈으로 본국의 부모님한테 생활비도 보태주고, 부동산 투자도 했단다.
"매운 것만 빼곤 잘 먹어요. 국밥이랑 삼겹살 맛있어요."
한국인보다 더 한국 음식을 좋아하거나 잘 먹는 외국인. 그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이방인 취급을 받지만, 마음 붙이고 사는 곳이 바로 고향이자 안식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