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상한 나라의 수달

by 은수달





처음부터 작가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말보다 글을 먼저 눈으로 익힌 아이는 장난감보다 책이 더 많았던 집에서 자라나 자연스레 책벌레가 되었고, 그중에 보물 같은 책을 발견하면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그러다 '나도 저렇게 멋진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고, 독서량이 늘면서 성적도 저절로 올라갔다. 남들보다 잘하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서 계속하다 보면 더 잘하게 되는 법. 돌이켜 보면 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장난감을 사주지 않았던 부모님한테 감사하다. (그 당시엔 야속했지만)



등단 십여 년 만에 포토 에세이 <이상한 나라의 수달>을 출간하면서 내 인생의 두 번째 전환기가 찾아왔다. 책이 생각만큼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인세라는 걸 받게 되었고, 수달이라는 별명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되었으며, 팬도 생겼다.


글을 열심히 쓰는 것과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존재했고, 때론 독자나 작가로서 때론 편집자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독자들이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살짝 두렵다. 그래도 써야만 한다고, 아니 쓰고야 말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키보드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세상의 모든 글 쓰는 이들에게, 글을 통해 위로받거나 때론 좌절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동시에 이미 작가인 모든 분들에게 수달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