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 이상 동영상쇼핑이라부르지 마오.
'홈쇼핑이 짱임.'
80년대에 태어난 나는 홈쇼핑이 친근하다. 한 달에 한 번씩 GS 홈쇼핑, CJ홈쇼핑에서 두터운 브로슈어를 받았다. 그리고, 구매 결정자인 어머님께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신기했다. 전화 한 통이면 내가 원하는 주문이 집으로 배달이 되니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라이브 커머스가 등장했다. 한국에 대중에게 라이브 커머스를 알린 서비스는 GRIB (그립)이다. 새로운 판매와 유통방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마어마했다. 홈쇼핑은 어머님 세대를 자극했다면, GRIB(그립)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대들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기존 쇼핑몰은 글과 사진으로 콘텐츠를 구성되어있다. 궁금한 게 있어도, 콘텐츠를 통해서만 해결했어야 했다. 나에게 사이즈가 맞을까? 정사이즈 일까? 사용하기는 쉬울까? 에 대한 고민을 갖지만, 이런 걸 물어보기까지의 과정이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방송을 통해서 내가 작성한 질문을 답변도 해주고, 시공간의 제약도 사라졌다. 커뮤니케이션형 쇼핑몰인 라이브 커머스가 주목받은 이유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2020년에 네이버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쇼핑을 넣어 1위를 굳히기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쇼핑 라이브' 다. 지금은 카카오, 배달의민족도 도전하는 영역이지만, 네이버만큼 매출의 규모나 인지도가 크지는 않다.
특히, 네이버가 라이브 커머스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이유에는 4가지 이유가 있다. 첫 째는 스마트 스토어와 라이브 쇼핑을 연결해서 가져가는 이점, 둘 째는 네이버 페이와 연결된 공격적인 프로모션, 셋 째는 자체 광고, 마지막이 콘텐츠의 영역이다. 이번에 이야기할 내용은 콘텐츠 영역이다.
GRIB (그립)이 론칭하고 3년 정도 흘렀고, 네이버 쇼핑 라이브도 2년 차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쇼핑 라이브에 들어가 봤는데,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영상들이 올라와있고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 영상들이 몇 개가 있었다. 몇 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여기서 왜 나와?
마이클코어스, 코치, 맥스마라, SPORTMAX의 패션쇼를 보여준다. 생방송!으로 말이다. 네이버의 전략은 매우 똑똑하다. TV 홈쇼핑에서 패션쇼를 방영해준 적이 있는가? 없다. 그런데 왜 네이버는 패션쇼를 중계를 해주는 것인가?
먼저, 페르소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에 들어왔다. > 쇼핑 라이브를 열었다. > 패션 카테고리를 둘러본다.라는 JORNEY를 먼저 생각해보자. 거기에 네이버는 예비 소비자의 기본적이 정보를 전부 갖고 있다. (나이, 성별, 접속 기기 및 루트) 더욱 날카로운 페르소나를 뽑아낼 수가 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교하게 예측이 가능해진다.
네이버에서 만약, 이런 가정을 했다고 해보자. '패션 카테고리를 살펴보니,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고 나가고 있어. 패션 카테고리에서 콘텐츠를 조금 더 소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해보자. 그럼, 위에서 언급된 가상의 페르소나를 만들고 데이터를 입히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잘하는 것들과 조합을 했을 것이고, 기존 홈쇼핑에서 하지 못했던 패션쇼를 들고 왔다. 예비 소비자를 쇼핑 라이브의 패션 카테고리에 최대한 머물게 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네이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왜 나와?
소녀시대 써니, 송은이, 김동완, 강재준 등 다양한 연예인들이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소녀시대 써니 씨는 써니의 월간 멍냥이라는 채널(클릭)도 보유하고 있다. 한 번 방송에 무려 22만 회의 뷰를 보여줬다.
캠핑 마니아라고 이야기하는 송은이 씨는 실내 스튜디오가 아니라, 실제 캠핑을 가서 제품을 사용하고 보여준다. 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그리고, 그들만의 입담을 통하여 제품을 소개하고, 시청자들과 댓글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한 편의 예능으로 보일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라이브 커머스가 생각보다 어렵다. 여기서 '어렵다.'라는 표현은 촬영과 송출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판매의 영역이다. 영상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판매가 시원치 않으니, 3~4번 정도 도전해보고 포기하는 회사들이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예인을 투입하여, 제품에 신뢰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판매 촉진을 위한 이슈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쇼핑 라이브 채널에서 연예인을 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자주 보인다.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소리일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
상품을 판다.라는 개념에서 콘텐츠를 판다.라는 개념으로 확장해 가는 중이다. 리모컨을 돌리면 나오는 홈쇼핑과는 다르게, 예비 소비자가 내가 송출하는 방송까지 다다르는 게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이목을 끌기 위해서, 남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더 몰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라이브 커머스가 2023년에 8조 ~ 9조 원 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그리고, 기존 쇼핑몰이 갖고 있던 한계를 뛰어넘는 뉴타입 이란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하여 비대면 소비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마케터라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 안내.
이미지는 '네이버 라이브 쇼핑' 영상을 캡처하여 가져왔습니다. 문제가 발생 시 이야기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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