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UX와 관련해서도 아주 많은 좋은 자료들이 구글링만하면 쏟아지는 세상이 됐다. 그래서 이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중에는 초창기의 나처럼 어떤 개념들에 대해 잘 모르고 그것을 활용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기에 이번 글에서는, '온보딩 UX'가 무엇인지 그 기초적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하고자 했다.
목차
1. 온보딩이란?
2. '온보딩'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
3. 개념 바로잡기
4. 마치면서
만약 당신이 떠올리는 것이 정확히 코치마크 디자인이나, 또는 멋진 이미지와 텍스트가 결합된 것까지라면, 당신은 아직 '온보딩 UX'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몇가지 대표 예시를 본적은 있으나, 그 개념은 모르고 있는 상태 말이다.
실제로 온보딩이란 뭘까? 우선, 온보딩의 사전적 원어 정의부터 살펴보자.
Onboarding
(캠브릿지 사전) The process in which new employees gain the knowledge and skills they need to become effective members of an organization
(옥스퍼드 사전) (a) The action or process of integrating a new employee into an organization, team, etc. Frequently as a modifier, as in onboarding process, onboarding programme, etc. (b) The action or process of familiarizing a new customer, client, or service user with a product or service, esp. a piece of software.
위 사전 정의에 따르면 온보딩이란, 새로운 직원이 회사에 입사하거나 어떤 조직에 새 멤버가 들어왔을 때, 그가 회사의 문화나 업무 등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행동과정 또는 행동 자체를 일컫는다. 그리고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비즈니스적 측면에서도 추가 정의를 내놓고 있는데, 옥스퍼드 사전에서 정의하는 두번째 onboarding의 정의는 바로 '신규 고객(사용자)를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특히 소프트웨어)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onboarding이란, '입문자'를 '숙련자'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셨던 어르신들이, 나중에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고 나서는 혼자 앱도 깔아 쓰시고, 사진도 찍고, 카톡도 쓰실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온보딩이란 비단 UX업계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은 아니다. HR에서도 이미 흔한 개념이며, 마케팅에서 또한 이미 유명하다. Hubspot에서도 customer onboarding strategy에 대해 단계별 가이드로 '제품 첫 가입 시 좋은 웰컴 이메일 작성하기', 제품 초기 단계의 'emtpy state에서의 효과적인 제품 이용 유도하기' 등 여러 팁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마케팅 관련 글을 찾아보아도, 많이 존재한다.
정리하면 온보딩은 그냥, 인생에 만나는 다양한 경험들 중 하나의 유형이다.
보통 온보딩 UX라 하면, 다음 2가지가 가장 흔한 케이스로 레퍼런스가 되곤 한다. 실제로 핀터레스트 같은 벤치마킹 사이트에서 검색해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나온다.
a. 단계별 과정/특장점 소개
이 유형은 그림과 텍스트의 조합을 갖는 방식으로, 대부분 항목 하나, 하나를 화면으로 쪼개어 한번에 한가지 대표내용을 소개한다. 반드시 일러스트여야 할 필요는 없으나 어딘가 느낌적인 일러스트와 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짧은 부연설명의 조합이 가장 흔히들 떠올리는 케이스다.
b. 코치마크(Couchmark)
코치마크 유형도 꽤 흔하다. 디지털 프로덕트에서 사용자에게 알려줘야 하는 특장점들, 기능들을 어두운 배경 위에 화살표와 함께 '이건 뭐고, 저건 뭐에 쓰는 것'이라고 노트를 남김으로써, 구석구석 숨겨진 디테일에 대해 놓치지 않고 체크할 수 있는 온보딩 UX방식이다. 무조건 랜딩페이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화면마다 저렇게 초기 접속 시 코치마크의 형태로 온보딩경험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a. 온보딩 UX는 일러스트와 간략한 텍스트로 구성되어야 한다?
온보딩 경험은 비단 그림과 텍스트로만 안내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그 두 요소는 그저 그 경험을 잘 돕기 위한 또하나의 해결방법에 불과할 뿐, 마치 노먼닐슨 그룹의 휴리스틱 UX 평가지표처럼, 이를 온보딩 UX의 절대적이고 지배적인 사례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b. 앱에 대한 온보딩 UX는 반드시 앱 안에서 실행되는 요소다?
아니다. 앞서 정의를 통해 살펴보았듯, '온보딩'이라는 것은 일종의 학습과정이기도 하며 이러한 학습은 다양한 단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자사앱을 출시하기 전 그 앱을 사용하는 모습들이 담긴, 재미있는 시리즈 광고를 만들어 홍보했다고 가정해보자.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 광고를 보면서 앱의 대략적 주요 기능들과, 그걸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리고 앱이 출시되면, 아마 몇가지 디테일한 것들을 제외하면 적어도 광고에서 본 것들은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반드시 온보딩 UX 솔루션이 그 제품과 함께 묶여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온보딩 UX란 제품 밖에, 또는 시기적으로 그 앞, 혹은 뒤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온보딩 UX 솔루션이 무엇이냐는 결론은, 경우에 따라 다양하게 귀결된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알려드리는 것, 광고를 보고 어떻게 쓰는 앱인지 알게 되는 것, 베타버전 이용을 통한 게임 플레이(이 경우 주 목적이 꼭 온보딩만은 아니지만), 또는 'OOO사용법' 이라는 제목의 상세한 서비스/제품 소개글 읽기 등, 다양한 것들이 온보딩 UX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온보딩 UX에 대한 기본적 정의와 사례, 그리고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잡음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온보딩 UX를 디자인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았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우리가 늘 잊지 말아야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한가지 더 있다.
바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온보딩 경험에 대한 솔루션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우리는 제품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들로서, 어떤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전에 그 솔루션에 대한 가치평가와, 문제와 부합되는 정도를 이해관계자들과 나눌 수 있도록 '명확한 문제 파악(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솔루션 또한 그에 따라 후순서로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이다. 온보딩 경험을 디자인하랬다고 해서, 핀터레스트부터 여는 것은 절대 옳은 디자인 프로세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