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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영 Sep 24. 2021

결혼생활&일상에서의 브레이크 1주일 차

이런 건 나라에서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결혼생활에서 나를 격리시킨 지 1주일 차.


지금이 아니면 다신 돌아오지 않을 기회 같아 한국으로 떠난   일주일 차다.


결론을 한마디로 정의하고 싶은데 참 그 한마디를 고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직장을 그만두고 내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게다가 결혼생활에서 오는 권태와 불만족을 잠시만이라도 피하고 싶어 선택한 여행이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괜한 짓을 한 걸까?’ ‘왜 벌써부터 불안한 거지?’ ‘한국에 있는 식구들과 친구들이 날 루저로 생각하면 어쩌지…’ 깨 볶는 결혼생활도 아닌 직장도 없는..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도피한 나로만 생각되었다.

이륙하는 순간 느껴지는 알수없는 안도감과 동시에 느낀 불안.

내 고국이란 참…


나의 가족들은 그저 코로나 시국에 건강히 부모를 보러 방문해준 것에 감사하셨고 하나라도  좋은 것을 먹이기 위해 신경 쓰셨다.   만에 다시 만난 고등학교 때의 친구들은 그때의  순수함 그대로였다. 철없던 시절을 같이 보내어서 일까? 우린 아직도 그때의 18살의 우리들 그대로였다.


캐나다에서의 나는 그저 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그 상황에서 잠시 빠져나오니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보게 된다. 이번 여행을 오기 전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자. 진심으로 많이 듣고 채우고 많이 느끼자라고.


내가 힘들  고군분투하는 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한걸음 물러서 보니 모두가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온전히 나 혼자이니 내 마음을 더 집중하여 들여다보게 된다. 남편의 마음도 그때는 그렇게 미웠던 것들이 그 사람의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여행 홀로 1주일 차.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오랜 전화통화를 했다. 그땐 그리도 지겹던 대화가 내 마음을 열고나니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번은 심각하게 싸웠던 일이 있었는데 남편은 내가 없는 동안 그 일을 다시 곱씹어 보았던 것 같다. 그때는 내 분노와 서운함에 하지 못했던 말을 이번에 차분히 내 마음을 전해보았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유쾌한 웃음으로 끝이 났다.


마음이란 것이 참 밉살스러운 장난질 같다.


그땐 앞으로 나가고 싶어도 벽에 부딪혀 나아갈  없는 듯하더니.. 그리도 나를 답답하게 하더니  마음을 열고 여유가 생기니 상대의 마음도 보이게 되니 말이다.


혼자만의 여행을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 내 몸을 던져 난관을 해결하려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에 지친 사람들, 그러다 삶의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 이 악물고 노력해서 얻었지만 그 끈을 놓아야 하는 순간을 겪은 사람들.


혹시 자신을 패전병이라 느낀다면 혼자만의 여행을 해보시길…


그 여행에서 한 줄기 희망이 아직은 있다는 그 긍정의 한 줄을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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