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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광웅 Mar 19. 2019

내가 본 캐나다 - 밴쿠버(Ⅲ)

플라스틱, 원주민

2018년 5월 23일


스탠리 공원, 토템폴 앞에서


플라스틱 - 밴쿠버 수족관 (Vancouver Aquarium)


설명해주는 조련사는 바다사자의 종류와 먹이에 대해 설명한 후 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수족관을 나오면서 여러 해양 생물을 본 것도 좋았지만 플라스틱에 관한 많은 기억이 남았다. 플라스틱은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처리하는 방법이 제한적이고 그중 하나가 바다에 버리는 것이다. 이런 플라스틱은 해양생물이 먹고 먹이사슬을 걸쳐 결국 인간에게로 온다. 참 무서웠다.


북아메리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족관, 밴쿠버 수족관은 밴쿠버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이다. 수족관은 바다사자, 물개, 물범, 펭귄, 돌고래 등 해양 생물들 뿐만 아니라 4D 영상, 먹이쇼 등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있다. 하지만 밴쿠버 수족관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밴쿠버 수족관에는 여느 수족관과 같은 해양 생물 관련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해양 포유류 구조센터의 프로그램들도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수족관 외부에는 흰줄무늬 돌고래와 스텔러 바다사자를 볼 수 있다


나는 처음에 단순히 해양 동물들만 구경하려고 했지만 우연히 해파리와 비닐을 비교한 수조 앞을 지나게 되었다. 해파리와 비닐의 움직임은 매우 흥미로웠다. 해파리가 몸을 수축, 이완하면서 헤엄치는 모습이 비닐이 바닷속에서 떠다니는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해파리와 비닐이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를 혼동한 바다생물들을 비닐을 섭취한다고 한다. 이렇게 섭취된 비닐은 몸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쌓여 결국은 생존에도 큰 위협을 미치게 된다.


비닐을 이용해서 실제 해파리와 비교를 해놓았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고 나니 더 경각심이 들었다. 플라스틱은 조리도구, 의류, 가전제품, 가구 등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다. 오히려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곳을 찾는 게 힘들 정도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이 쉽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플라스틱과 함께 대두되는 이슈는 환경문제이다.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된 단위체를 결합시킨 고분자 화합물을 일컫는다. 문제는 이렇게 결합된 단위체들이 결합 후 분리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즉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썩지 않는 플라스틱들 중 대부분이 해양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 피해는 고스란히 해양 동물들에게로 돌아간다. 해양 동물들 뿐만이 아니다. 인간도 바다, 강에서 자원을 공급받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인간도 이러한 피해를 피해 갈 수는 없다.


플라스틱이 해양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줬다
유용하지만 쉽게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2018년 5월 24일


그랜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 입구


원주민 - 인류학 박물관 (Museum of Anthropology)


인류학 박물관은 시간을 기다렸다가 6시 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투어는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박물관의 대부분 유물은 캐나다 BC주 서부 해안의 대표 원주민 부족인 머스큄, 콰키우틀, 하이다로 구성돼 있었다. 대부분의 유물은 토템폴로써 미신적인 요소보다 정보전달적인 측면이 강했다. 세 부족이 토템폴을 디자인하는 방법은 각각 달랐지만 곰, 까마귀, 독수리, 늑대 등의 동물을 공통적으로 형상화했다는 것은 같았다.


일반적으로 캐나다 사람을 그려보면 백인의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엄밀히 따지면 백인들은 유럽계의 후손들이다. 유럽계 사람들이 아메리카 땅을 밟기 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이들을 통틀어 원주민이라고 하는데 캐나다에서는 이들을 특별히 퍼스트 네이션 (First Nation)이라고 부른다. 퍼스트 네이션이라는 명칭 안에는 그들이 첫 번째이고 유럽계 후손이 두 번째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밴쿠버가 위치한 BC(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퍼스트 네이션 연구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캐나다 서부의 퍼스트 네이션 중 대다수가 BC주에 집중되어 있고 토템폴과 같은 유물 등이 대다수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밴쿠버의 인류학 박물관에도 많은 종류의 토템폴을 볼 수 있었다. 인류학 박물관의 규모는 작았지만 나는 박물관 관람을 통해 캐나다 내의 퍼스트 네이션 역사와 토템폴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BC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퍼스트 네이션 분포 지도
퍼스트 네이션 주유 유물들


가이드님은 퍼스트 네이션 유물에 담겨있는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설명해 주셨다. 박물관 내의 유물들은 많은 종류가 있었지만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높게 솟은 토템폴이었다. 나는 설명을 들으며, 퍼스트 네이션의 역사와 토템폴의 의미를 연관시킬 수 있었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의 장승과 비슷해 보이지만 토템폴은 장승과 달리 자연을 상징화하였다. 토템폴 안에는 까마귀, 곰, 늑대 등 야생동물들의 특징이 형상화되어 있다.


토템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져왔다. 토템폴의 동물 형상 때문에 처음엔 유럽계 이민자들에 의해 토테미즘의 상징이라고 오해받아왔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예술적 가치 때문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많은 원주민 예술가들에 의해 다양한 의미의 토템폴들이 재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밴쿠버의 심장인 스탠리 공원 중심부에 위치한 토템폴들은 밴쿠버의 상징이 되었다.


박물관 중앙의 토템폴 홀
<까마귀와 첫 사람들> Bill R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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