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두부, 쓰촨에선 마포도우푸

중국음식의 대장, 쓰촨요리의 주인공

by 에바

IMG_9335.HEIC

요리를 모르던 시절부터 대부분 요리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과 일을 같이 하다보니 음식을 하는 것이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과정이라기 보단 시간 내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그 이유를 찾아야 하는 연구대상이자 어려운 미션처럼 남은 것이 좀 아쉽다. 여전히 음식을 한다는 것은 눈과 귀로 얻은 지식을 둔한 손으로 따라갈 수 없어 매번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지 못해 스스로를 압박하니 스트레스가 많은 행위이지만 코로나 시기 파리에 음식점을 가지 못하는 긴 격리생활동안 가장 먹고 싶은것은 쓰촨음식이요 그 중 자주 먹고 싶은 메뉴는 마파두부였다. 아마도 내 생애 수안라펀(酸辣粉) 다음으로 가장 많이 시도해보고 집에서 만들어본 음식은 쓰촨식 마파두부일것이다.


그래서인지 청두 살이를 시작한 이유의 3할은 마파두부였다 해도 과언이아니다. 코로나와 격리등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보낸것도 청두, 이미 나의 마음을 홀려버린 쓰촨음식을 먹을 수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기도 청두였다. 이미 청두에 가기 전, 쓰촨에서 쓰촨음식은 최대한 많이 먹어보겠노라, 집에서 최대한 음식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했으니 수많은 외식중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마파두부를 먹어봤다 자신한다.

IMG_9185.HEIC

개인적으로 사천식 마파두부의 핵심은 매콤고소하고 화자오 향이 가득한 강렬한 소스와 대비를 이루는 부드러운 두부의 질감이라고 생각한다. 마파두부의 정석은 두부가 으깨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지만, 입에 넣는 순간 매콤하고 뜨거운 소스와 함께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두에서 맛보는 마파두부는 연두부처럼 부드러운 두부에서부터 된장찌개용으로 쓰는 두부 스타일, 거기서 좀 더 단단한 구이용 두부의 질감까지 먹는 장소와 경우에 따라 꽤나 다양하게 선택된다. 부드럽거나 단단함같은 질감보다 좋은 품질의 두부라면 두부 본연의 맛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부드러운 두부를 써서 되직한 소스와 같이 내오는 형식의 마파두부는 아무래도 입안에서 소스와 같이 어우러지는 순간의 쾌락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음식점에서 선택하고 일반 가정에서 마파두부를 조리할 땐 연두부보다 단단한 탕용 두부를 꽤 자주 사용하며, 콰이찬 집처럼 값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많은 요리를 한 용기에 담아주는 서민과 직장인을 위한 음식점에선 형태가 뭉그러지지 않고 담기에도 편리한 단단한 두부를 선택하는듯 하다.

IMG_4785.HEIC

중국음식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미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사천식 마파두부의 중요한 재료는 두부, 화자오, 두반장이다. 좋은 품질의 두부를 선택하고, 향과 맛이 있는 화자오를 가루내어 요리중 혹은 요리가 끝난 후 화룡점정을 채우듯 뿌려내어 그 중독적인 향을 코로, 한 입 가져가면 입에서 음미한다. 유명한 이금기 브랜드나 광동식 두반장은 금지다. 꼭 발효를 잘 거친 피시앤 두반장을 기름에 시간을 들여 잘 볶아 구수한 맛이 잘 올라와야 하며 경우에 따라 오랫동안 숙성된 두반장과 만든지 얼마되지 않은 두반장 두 종류를 섞어 다양하고 복합적인 맛을 내는 것도 집마다 가진 비법이다. 마파두부에 들어가는 고기는 소고기를 넣는 것이 정통식이라고 하지만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를 다져 수분을 충분히 날려 볶아도 괜찮다. 중식엔 고수가 필수인것 같지만 마파두부는 고수를 쓰는 음식은 아니다. 조리 후 수안미아오(蒜苗)라 불리는 마늘종의 잎부분을 올려 쪽파보다 진하고 알싸한 맛을 더하는데 외국에서 구하기 쉬운 야채는 아닌지라 청두 혹은 쓰촨에 가야 맛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쓰촨지역에선 외국인이 파라고 생각하기 쉬운 녹색의 수안미아오가 마파두부에 중요한 야채임은 틀림없다.




작가의 이전글쓰촨 음식의 영혼, 청두 피시앤 두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