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빌리지 않은 밝음을 가진다는 것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의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에게는 대체로 공통된 무언가가 있다. 거창한 의지나 극적인 의사표현이 아닌, 불필요한 소리를 지우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남기려는 조용한 태도가 그것이다.
빛을 발한다는 것은 바로 그런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어디선가 강한 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아닌, 자신의 내부에서 아주 작은 밝음이 서서히 번져 그 사람의 말과 행동, 그리고 시간을 견디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태. 그리고 과장되지 않으며, 오래 지속되는 밝음의 형태.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소란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빛을 만들기 위해 외부의 자극을 찾아 헤매지만, 스스로 빛나는 사람에게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하지 않다. 방향을 잃을 때도 허둥대지 않고, 상황이 뒤엉킬 때에도 자신을 소모하려 들지 않으며, 말을 아껴야 할 때와 해야 할 때를 자연스럽게 구분한다.
그 밝음은 화려하지 않아서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데, 가까이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특유의 안정감이 어느 순간 천천히 드러난다.
내면의 빛은 갑자기 스위치를 올리듯 켜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여러 순간에서 조용히 채워진다. 불편한 기억도, 한동안 붙잡아 두었던 감정들도 그 안에서 서서히 연소되며 온도를 만들어 낸다. 이 과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모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만, 어떤 마음이 오래 남아 있는지, 어떤 감정이 자신을 흔들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해 나가야 하는지를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 깨달음들이 겹겹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중심이 되고, 그 중심이 바로 마음의 출발점이 된다.
때로는 외로운 과정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없는 변화가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언어로 담기지 않는 감정이 한동안 머물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람은 조금씩 단단해지고, 단단해지면서도 이상하게 더 부드러워진다. 무언가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흩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붙잡는 시간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빛은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고, 누가 폄하해도 흐려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밝히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불필요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성장이 반드시 눈에 띄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지 않고, 타인의 시선이 자신의 진척을 대신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하루를 살아내는 방식을 조금씩 정돈하고, 감정의 파동이 지나갈 때 그 흔적을 억지로 지우려 하지 않고, 어떤 순간에도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작은 호흡을 유지한다. 이런 태도는 언뜻 단조롭고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겉멋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다.
내면에서 시작된 빛이 좋은 이유는 그 빛이 인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만들어 준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켜진 것도 아니며, 자신이 필요해서 스스로 켠 불이기 때문에 쉽게 꺼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밝히려는 마음은 대개 조용하고, 서두르지 않으며,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는다.
빛은 그렇게 조금씩 확장된다.
한 사람이 완벽하기에 빛나는 것은 아니다. 부서진 순간에도 자신을 놓치지 않으려 했던 태도, 견딜 수 없는 생각을 다시 정리하려는 의지, 불편한 감정 속에서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했던 힘,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 하나의 밝음을 만든다.
빛은 크지 않아도 되고,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다만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면에서 빛나는 사람의 마음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먼저 환하게 만드는 것. 그 정도의 태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빛은 언젠가 누가 보지 않아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한 사람의 삶을 비추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