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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L Jan 16. 2020

퇴사 일기 - 한국 개발자 면접

지난 2달 동안 여러 회사에 경력직 개발자로 지원을 했다. 한국에서 면접은 처음이었기에 모든 과정이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익숙했던 방식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개인 배경

왜 한국에서의 면접은 다르다고 했는지 말하기 전에 우선 내가 어떤 경험이 있는지 적어야 맞는 것 같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서 1년 4개월 인턴. 주니어 개발자와 채용 과정도 비슷했고 맡은 업무도 큰 차이가 없었다. 풀스택 개발을 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2년간 핀테크 회사에서 풀스택 개발, 백엔드에 좀 더 집중 된 업무를 했다.


캐나다에서 일하기 전에 한국으로 치자면 대졸 신입 개발자 면접을 다양한 미국 회사에서 봤다. 온사이트 면접까지 간 회사들 중에 규모가 큰 회사들은 Google, Airbnb, Facebook, Amazon, Bloomberg, Palantir 정도가 있었다. 2017년 당시 이 회사들 모두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면접이 진행됐다.


내가 알던 개발자 면접

미국과 캐나다에서 봤던 개발자 면접, 그리고 내가 일하면서 직접 진행했던 면접은 같은 형식이었다.

1:1 온라인 코딩 면접

평균 3개 정도의 1:1 onsite 면접 (하루에 다) - 코딩 면접, 시스템/디자인/아키텍처 면접, 그리고 문화/매니저 면접

코딩 면접은 대부분 지원자가 자신있는 언어로 진행됐다. 특히 내가 면접자로 코딩 면접을 진행했을때 지원자의 경력은 크게 상관 없었다. 시니어 개발자도 코딩 면접을 봤다.


내가 경험한 개발자 면접

면접을 본 여러 회사중에서 겹치는 형식을 빼고 세 회사로 추렸다.


A 회사

이 회사는 채용 과정이 상당히 빨랐다. 과정은 서류, 실무 면접, 문화 면접 순이었다. 두 면접 모두 여러 명이 들어왔고 onsite에서 진행됐다. 한국에서 면접을 봤던 회사 중에 이 회사가 거의 유일하게 내가 알던 면접과 비슷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디테일한 질문을 받았다. 특히 나는 A 회사에서 쓰는 기술 스택과 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썼던 기술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 회사가 사용하는 기술과의 차이점도 물어봤다. 정해진 답이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알아보는 질문도 있었다. 북미에서 봤던 전형적인 시스템/아키텍처 면접이었다. 문화 면접도 내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내가 추구하는 회사 혹은 업무 문화가 어떤지, 그리거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알아보려는 질문들을 받았다. 나도 회사에 대해서 더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점은 코딩 면접이 없었다는 점이다. 내가 예상하기에 경력직 지원이기에 이 단계가 없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B 회사

예상했던 면접과 완전 다른 방식의 면접을 봤던 회사다. 과정은 서류, 온라인 코딩 문제, 실무 면접 순이었다. 특이하게 온라인 코딩 문제가 영어로 되어있었다. 원래 다 영어인지 아니면 내가 영어권 나라에서 일하고 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이 곳도 실무 면접에 여러 명이 들어왔다.


온라인 코딩 문제는 내가 봤던 코딩 면접들에 나올법한 문제들이 나왔다. 한 개의 문제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여러개가 있었고 제한시간도 2시간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A 회사와 같이 이 회사에서 쓰는 기술 스택은 내가 주로 썼던 기술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실무 면접에 붙어서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해줬다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자세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 외에도 내 이력서에 적힌 내용과 관계 없는 기술적인 질문이 꽤 있었다. 내 업무 분야외에도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다.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도 물론 있었지만, 이 회사가 사용하는 기술이나 채용하는 직무와 매치되지 않는 부분은 경력으로 쳐주지 않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의도한 바가 아닐 수 있겠지만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C 회사

위 두 회사에 비해서 가장 규모가 작고 스타트업인 회사고 과정은 A 회사와 동일했다. 실무 면접은 A 회사와 B 회사가 섞인 느낌이었다. 살짝 달랐던 부분은 다양한 질문을 할 것이지만 다 아는 사람을 찾는게 아니라 어느 정도 아는지를 판단하려 한다고 면접 초반에 얘기 해줬다. 내가 경험했던 기술과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내 이력서의 범위를 벗어난 기술에 관련된 질문들이 있었다. 한 시간 반 동안 나온 기술의 범위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역량을 가진 지원자를 뽑으려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면접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게 나쁘다기 보단 더 넓은 시야로 지원자를 판단하려 한게 아닌가 싶다.


결론

가장 크게 느낀점은 얇게 넓은 경험을 가진 사람보다는 깊고 좁은 사람이 더 유리할 것 같은 생각이다. 당연히 깊고 넓은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이면 더욱더 좋겠지만 내 짧은 경력에서는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뭐가 맞다 아니면 뭐가 더 나은거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게 익숙한 방식이 달랐던 것 뿐이다. 외국에서 일을 하다 한국에서 처음 일을 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 조금이나마 차이점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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