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무심코 던진 말은 악담이 될 수도 있다
세월이 지나고 인생을 살면서 나만 그럴지 남들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힘이 드는 상황이나 못 견디겠는 상황을 견뎌내고 버틸 때마다 어렸을 때 가족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나는 내 맘에 상처되는 말을 어쩌다가 떠올리는 걸까요?
힘든 시간 중 하나는 여전히 가족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답답할 때, 무심코 엄마가 말했던 "너는 산속 바위 위에 올라앉아서 혼자 살아야 할 인간이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 말이 떠오를 때면 '나는 결혼도 하지 말고 자녀도 없고 친구나 동료도 없이 혼자 살아야 상처도 받지 않고 그래서 민폐도 끼치지 않았겠구나' 하며 스스로 그 말이 진리인양 생각합니다.
매번 나에게 퍼붓던 이기적이고 못되고 욕심이 많다는 그 말들은 지금까지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듭니다.
한두 번은 가족들과 대화를 하다가 예전의 그 말들이 떠올라 "그때 나한테 그런 말을 했었어" 라며 얘기를 꺼내면 가족들은 그 말로 굳이 나를 두고두고 괴롭힐 마음은 아니었고, 그 말을 왜 아직도 쓸데없이 기억하고 있느냐며 오히려 당황스러워합니다.
더 심한 반응으로는 내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받아들이고 더 아픈 말들을 쏟아냅니다.
그래서 이젠 그들에게 말을 아끼기로 했습니다.
가끔 기억나서 나를 괴롭히는 그 말들은,
사실은 가족 중에 엄마조차도 나와 성향이 달라서 아무도 나를 이해 못 하다 보니 함부로 나왔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릴 적 엄마가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나갔다가 잠시 들어오셨을 때, 동생들과 달리 엄마를 붙잡지 않았던 것조차도 남들에게 못된 아이라고 두고두고 흉볼 수 있었던가 봅니다.
부모가 되면 삶에 찌들어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될까 싶었는데 오히려 이해되지 않습니다.
훈육한답시고 화내며 했던 내 말이 상처가 되고 악담이 돼서 내 자녀가 나중에 스스로를 비하하고 괴로워한다면 마음이 너무 힘들 겁니다.
그래서 내가 감정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이 모습이 자녀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고리를 끊어내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보며 자라온 것들이 나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욕하며 닮는다는 말을 그래서 두려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