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넷 졸업생 이야기
찬우의 꽃말(8기, 서울).. 셋넷 색은 알록달록하다
영어 자원교사를 하시던 아버지 영향으로 2010년 셋넷에서 중학교 과정을 공부했다. 열다섯 살 막내였던 나는 형이나 누나들에 대한 편견이나 색안경을 갖기엔 너무 어렸다. 10년 넘게 만나고 같이 여행하다 보니 형 누나들이 탈북자나 새터민이라는 하나의 무리로 다가오지 않는다. 나를 성장시켜 주고 편안하게 좋아하게 된 사람들일 뿐이다. 셋넷에서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였다. “찬우는 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선뜻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통일이 되면 옥단이 누나가 고향에 갈 수 있고 가족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거지.” 누군가 말해주었을 때 내 안에 분명한 답이 생겼다. 셋넷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고향에 자유롭게 갈 수 있다면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중한 것들을 잃는 아픔을 겪지 않으면 좋겠다. 내 기억 속 셋넷은 하나의 색이 아니다. 셋넷 색깔은 알록달록하다.
* 백 송이 꽃에는 백 가지 꽃말이 있다.. 장 뤽 고다르가 한 말.
* 9월 출간 예정인 셋넷 학교 두 번째 이야기 단행본에 실릴 글.
* 2012년 2월 졸업식.. 왼쪽이 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