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팀. 본인들의 일과 관련된 글을 쓰고 있고, 실명으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은 다 누군지 아는 구조. 업계가 좁아서 그렇기도 하고, 사진이나 필명이 적당히 신원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되어 있기도 하고.
구독자 수나 조회수 따위를 물어봤는데, 본인들에게 그건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각 수치는 순순히 대답을 해 줬으므로 딱히 숫자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핑계를 댄 건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정성적인 반응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애초에 본인들이 이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본인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본인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업계 사람들과 서로 알아보고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이므로. 사실 이들은 원래 만남 자체가 업인 사람들이고 그래서 이들에게 중요한 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보다도 '새로운 사람을 '잘' 만나서 '잘' 대화하는 것'에 가까워 보였다.
그들의 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는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본인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더없이 적합했던 것.
2.
점심 미팅 중에 버티컬 미디어의 모범 사례로 'CTVC'라는 곳을 추천받았다. Climate Tech VC라는 곳인데, 임팩트 투자사에 다니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2020년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뉴스레터다. 지난 5월 프리 시드 투자를 유치했는데 금액은 175만달러. (약 22억 8000만원)
참고로 국내에서 그나마 투자를 좀 받은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뉴닉(25억, 2021년), 퍼블리(135억, 2021년) 정도가 있겠다. 한국과 미국의 투자금 규모 차이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프리 시드(시드도 아니고!) 22억이면 잘 받은 거 아닌가 싶다. (해외 미디어 스타트업들 찾아보면 비교가 되겠지만... 나중에 할래요)
기후 투자는 정말 중요한 영역이지만 기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조회수가 안 나올 것 같은 영역이기도 하다. 임팩트, 소셜 종류의 키워드도 조회수랑은 거리가 멀고, 딥테크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임팩트+딥테크라니... 근데 투자를 받았다니...
나에게 CTVC 이야기를 해준 분의 코멘트는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 CTVC를 만든 Kim Zou는 기후 투자가 정말 중요한 분야라고 믿었으니까 이런 글을 계속 쓸 수 있었을 거다. 그리고 그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작은 뉴스레터라고 해도 찾아 들어올 수밖에 없었겠지.
3.
요즘 어쩌다 인터넷방송을 소재로 한 웹툰을 봤다. 내 취향은 아니라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지만, 최신 화에 인상깊은 대목이 있었다.
인터넷방송도 자극적인 내용을 담으면 구독자가 금방 늘지만 마치 독이 든 성배와 같다. 팬이 안티로 돌아서는 것은 한순간이고 좋아했던 마음만큼 싫어하게 되기 마련인데, 자극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독자가 돌아서면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