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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이서 최장한 Jan 08. 2025

잘생김을 잃어버린다는 것

모발이식후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얼굴이 일반인 기준으로 잘생긴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잘생겼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물론 연예인처럼 모든 사람이 동의할 정도는 아니다


당신이 자라면서 주변에서 엄마를 제외하고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은 적이 있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잘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지금 과거의 잘생겼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사람의 외모는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잃어보기 전에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마 우리 와이프도 내가 심하게 못생겼으면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경우는 40대 중반부터 머리가 많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완전히 없어졌다

간혹 옛날 모습을 아는 분을 만나면 옛날에 참 멋있고 잘생겼었는데 하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잘생김을 영영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작년까지 왔다

이제 거울을 보면 중년의 대머리 아재가 있을 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의 존재가 거울 너머에 서있다

이제야 나서야 내가 가진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와이프는 잘생김 상실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겠지만 더 이상의 스킨십을 거부했고 우리는 리스 부부로 수년을 살았다

구박이 좀 심해진 것도 이때부터다

더 이상 딴 이성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잘생김이 없기 때문에 잘해줄 이유도 당연히 사라진 것이다


3년간 모발이식 1차 2차 3차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돼 가고 있는 과정에서 이제 어느 정도의 잘생김이 돌아왔다

잘생김 돌아오자 나는 고마운 마음에 SNS에 사진을 올리거나 와이프에게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글을 누가 읽을지 모르겠지만 혹여나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빚내서라도 모발이식 수술을 권한다

당신이 잘생겼던 사람이라면 효과는 더 클 것이고 아니라고 해도 젋음을 되찾는 기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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