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그타르트
3월이라고 봄은 아니다.
3월은 항상 추웠다. 모든 것이 처음 시작인 3월이다.
아직은 겨울옷을 정리하고 봄옷을 꺼내놓을 시기는 아니다.
옆 집 꼬맹이가 처음으로 가방을 메고 학교라는 곳에 등교하고, 그 아래 꼬맹이는 새로운 유치원으로 등원한다고 한다. 학교 교사인 친구는 새로운 학급을 맞이할 마음에 심장이 둥둥 뛴다고 했다. 또 어떤 아이들을 맞이할까 보다는, 또 어떤 학부모가 일 년 동안 자기를 괴롭힐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 날이 바로 오늘이다
전국에서 입학식이 있는 오늘, 아침부터 눈이 펑펑 왔다. 하루종일 눈이 온다.
내 마음은,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가지 말라고 애원하듯 눈 내리는 창을 바라만 보다가
앗, 지상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생각나서 얼른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가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옮기고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의 베이킹 시작,
지난주 이케아에 갔을 때 에그타르트를 봤다. 사 먹을까 말까 하다가 집에 가서 해 먹어야지 했다.
새로 산 최상급의 바닐라빈을 떠올리며 꼭 만들어야지 결심한 것이 벌써 5일이 지났다.
눈 오는 날 에그타르트!
그래 오늘은 꼭 만들자. 열개!
누구나 집에 중력분 1킬로 정도는 있다, 오늘은 사놓고 처지 곤란인 중력분을 쓸 거다
일단 차가운 무염버터 70g을 큰 볼에 깍두기만큼 잘라 놓고
그 위에 중력분 또는 박력분 100g을 체에 내려 곱게 덮어 씌운다
마치 눈에 덮인 모양처럼.
그리고 곧 스크래퍼의 둥근 면으로 버터를 다진다. 흰 가루가 점차 섞이며 몽글몽글 댄다. 버터가 콩알만큼 아주 작아지면 가운데 구멍을 내고 소금 1g을 녹인 찬물 40g을 붓는다.
물을 붓고 버터 섞인 가루를 덮어두고 1분 정도 가루에 스미도록 기다린다.
1분이 지나면 스크래퍼로 마구 빨리 섞다가 한 덩어리를 만들어 비닐에 감싸 두께 3cm 정도의 납작한 네모 모양을 잡고 냉장고로.
냉장 휴지 30분 후 단단해진 반죽을 꺼내 밀대로 민다. 1cm 두께로 밀고 3절로 접어 다시 30분 휴지.
자, 이제 2차 휴지 하는 동안 에그필링을 만들어보자
생크림(동물성이라면 휘핑크림도 괜찮다) 100g와 우유 110g을 밀크팬과 같은 냄비에 넣고 설탕 65g과 소금 1g을 넣고 보글보글 살짝 끓이는데 이때 설탕을 완전히 녹여줘야 하고, 바닐라빈을 반 갈라 씨앗을 긁어 넣고 껍질도 넣고 같이 끓여준다.
바글바글 1분 정도 끓으면 거품이 넘치기 전에 불을 끄고 식힌다.
여기에 노른자 80g(4~5개)을 섞어주면 에그필링 만들기 끝.
바닐라빈이 없다면 바닐라엑스트렉이나 바닐라에센스 등을 넣어도 좋다. 물론 맛과 향은 천연 바닐라 빈을 넣었을 때랑 비교가 좀 된다. 입이 고급이라면 더더욱.
2차 휴지 된 반죽을 꺼내서 다시 넓게 밀어 이번엔 4 절접 기를 한다. 그리고 다시 30분 휴지.
이번 휴지동안 끓여놓은 액체가 거의 식었다면(노른자가 익지 않을 정도로 식으면 된다) 거품이 나지 않도록 노른자를 잘 섞어두고, 곱게 섞이지 않는다면 체에 내려 곱게 만들어 둔다.
이때 검은 먼지 같은 바닐라 빈 씨앗이 체에 걸러 내려오지 않으면 체가 너무 고운 것이다.
체에 걸린 씨앗은 긁어서 소중히 쓰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혀 나지 않는 바닐라빈 씨앗은 소중하다. 우리 집에 오기까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어쩌면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많은 여정을 거쳤을까. 소중한 내 바닐라빈.
4절 접기 해서 휴지 된 타르 트지 반죽을 꺼내서 이제 1cm 미만의 두께로 얇게 민다. 미는 과정이 조금 힘들다면 휴지가 아주 잘 된 것이므로 성공.
갈라지지 않게 살살, 그러나 힘을 주어 반죽을 책만 하게 밀어서(25cm*25cm 정도) 펴고
이제 위에서부터 돌돌 만다. 마치 밀대 모양으로 돌돌 말아서 그 막대기 모양을 10등분으로 나눈다.
이제 만두피 밀듯 하나씩 민다.
집에 있는 머핀틀에 해도 되고, 에그타르트용 은박 용기에 해도 된다.
나는 은박용기 열개를 꺼내 놓고 그 용기 윗지름 보다 조금은 크게 둥글게 반죽을 밀었다.
밀면서 잘 형성된 결이 보인다. 그럼 또 성공.
이제 조금 후면 결이 잡혀서 먹을 때마다 바사삭 거리는 에그타르트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한두 개쯤 타르트지를 밀 때 오븐을 예열한다. 200도로.
열개의 타르트지를 다 밀어 은박틀에 잘 끼워 넣고 필링을 가득 붓는다. 거의 찰랑찰랑 해도 좋다.
15분 예열한 오븐에 넣고 15분이면 끝.
오븐 안에서 필링이 보글보글 끓다가 마치 우주선처럼 터질듯 부푼다해도 겁내지 말자, 저러다가도 오븐밖으로 나오면 이내 주저앉고 만다.
시간을 보고 꺼내기보다 내 오븐의 온도를 생각해서 시간을 정하고 에그타르트 윗면의 색을 보고 꺼낼 시간을 정한다.
한 개, 두 개 사라진 나의 파삭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방에 다녀오니 4개 남았네
누가 먹었지? 난 한 개도 안 먹었는데.
냉장보관하려 그릇을 찾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눈 오는 날의 베이킹 오늘도 뿌듯.
나의 글과 레시피가 홈베이킹으로 활용될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쁜 눈 오는 3월 어느 날 오후입니다
글로 배우는 쉬운 베이킹클래스 연재를 기대하세요
*에브리비의 고유 레시피와 사진, 글을 상업용으로 활용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