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끊을 수 없는,
일주일을 참았다.
카페인은 끊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주 한차례 속이 뒤집어진 이후
그동안 내가 쉴 새 없이 마셔댔던 커피들이 생각났다.
별다방 콩다방부터
집에서의 홈카페놀이
캡슐커피부터 핸드드립까지,
가끔 참을 수 없는 인스턴트 국민커피(특히나 여름이면 생각나는 아이스커피) 등등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들이부었던 커피들.
그 어떤 것도 먹고 싶지 않고
커피만 생각나던 나는 식사는 거르기 일쑤였고 커피는 절대 거르지 않았다.
그냥 쉽게 생각했다. 커피는 그냥 아무 때나 마시는 것.
그러다 일 년에 한 번쯤 탈이 나면 정신이 번쩍 들어
아 카페인 중독인가 싶어 며칠을 입에도 안 대다가
일주일쯤 지났을 때 밀당을 시작한다.
너무 먹고 싶다
머리가 멍해
둥둥 떠있는 기분이야
그런데 잠이 잘 와
잠이 드는 시간이 짧아지고
꿈을 꾸지 않고
깊이 잠드는 것.
이제 나는 결정을 해야 한다.
숙면과 기운찬 하루 중에서 한 가지.
그러나 결국 지고 말 것을 안다.
그래도
디카페인으로 타협을 해볼까 해서
디카페인 캡슐을 잔뜩 샀다.
그러나 예민한 입도 아닌 것이 이렇게 까다롭게 디카페인은 손이 안 간다.
맛이 없다.
청귤청, 레몬청도 만들어 보았다.
만드는 동안 여러 가지 꿈을 꾼다.
감기에도 좋고
밤에도 부담 없이 마셔야지
여기저기 선물도 해야지, 아 그럼 예쁜 유리병을 사야겠다,..
그러나 너무 달다.
감기가 달아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나는 아직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결국 이러다가 한겨울까지 냉장고에서 여러 가지 청들이 숨 죽어 있다가
다음 해 봄을 넘겨 곰팡이가 필 때쯤
여러 가지 액체도 아닌, 고체도 아닌 것들을 씩씩대며 퍼 버리고 있는 내 모습은 낯설지 않다.
또 그렇게 되겠지.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의 스타벅스를 너무 좋아하는 나는(그곳에 음악과 분위기, 속닥거리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 알록달록 빨강 초록의 예쁜 md들. 달달한 커피 향기 등으로)
그냥 이쯤에서 다시 백기를 들고
하루 한잔, 아니 두 잔까지는, 하며 다시 그곳에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