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 Jul 13. 2024

그 날 이후, 마음의 병

어느 토요일 저녁

사실 그 날만의 일은 아니었다.

여지껏 수차례 겪은 일이었다.

그 날 유독 심했을 뿐.


그 사람은 나를 인정하는데 굉장히 인색했다.

내 절친이 나를 칭찬해도, 

다른 지인들이 나를 칭찬해도

그 것을 오히려 못마땅해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아이를 놔두고 일을 하러 가야했던 시기에는

니가 좋아서 일을 하는 거라며 

너는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산다고 했고,


내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휴직을 하자

너는 왜 그 좋은 회사를 가기 싫어하냐며

그럼 집에서 돈 벌라고 종용했다.


그 날도 그랬다.


외식을 하는 중이었는데,

밥을 다 먹어갈 때쯤 

일방적인 언어 폭력이 시작되어

족히 30분은 지속되었다.


나는 대꾸할 힘도 없었다.

그리고 먼저 자리를 떴다.


그 날 밤, 깨달았다.

10년 전에도,

오늘도 변함없는 태도를 가진 사람과

10년 후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결혼반지를 뺐다.

그리고 내가 산 반지를 왼쪽 가운데 손가락에 끼기 시작했다.


그 이후,

마음의 병이 깊어져간다.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야

언젠가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상에서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마음 속에서는 자꾸 10년이 지난 순간을 기다린다.


현실과 나의 생각 사이에 벌어지는 부조화 때문일까?

몸도 자꾸 아프다.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다시, 우울증이 시작된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