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다양하지만 모두 토파즈

가족

by Julian

11월 토파즈(Topaz)는 사랑하는 가족과 닮았다. 토파즈는 황옥이라 불리지만 노랑, 파랑, 분홍, 갈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가족은 하나의 뿌리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토파즈다.


2020년 올해 추석은 결혼 후 맞는 첫 번째 명절이다. 이천 부모님 댁에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부모님, 우리 부부, 동생 네 총 여덟 명이 모여 추석 감사 예배를 드렸다.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어제부터 성경 구절과 하실 말씀을 준비하셨다.


추석 감사예배를 드린 뒤 아침식사를 했고, 동생 네는 점심이 되기 전에 시댁으로 출발했다. 오후에 우리 부부는 부모님과 이천의 한옥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님을 모시고 카페에 온 건 처음이다. 아버지는 때 마침 전화하신 5촌 당숙에게 아들 부부와 카페에 온 것을 자랑하셨다. 아버지는 전화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효도는 용돈을 드리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바빠서, 커서는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같이 있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와 단 둘이 있으면 불편했다.


다행히 최근 결혼을 핑계로 부모님과 만나는 시간이 자주 생겼다. 아내를 소개하기 위해. 예복 및 한복을 맞추기 위해, 결혼 후 집들이를 위해 부모님을 만났다. 만나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됐다. 결혼이 준 생각하지 못한 변화다.



가족.jpg 부모님과 함께 찍은 돌사진


동생은 나와 두 살 차이다. 16년 전에 결혼해서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2학년의 두 아이를 둔 학부형이다. 자주 연락하거나 보지는 못하지만 고민이 생기면 밤늦게라도 전화하며 의견을 나눈다. 예의를 차리거나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도와줄 것이 있어서 뿌듯한 사이다. 어두운 밤이 되면 신비한 빛을 발하는 토파즈처럼 어려울수록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가족이다. 물질적으로 도움이 못 되더라도 이 세상에 같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이 가족이다.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가족은 서로에게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 가끔 의견 차이로 마찰이 생겨도 오래가지 않는다. 내 아버지는, 어머니는 동생은 원래 그런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가족이기에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잘 보이지 않아도 된다.


11월의 탄생석 토파즈는 건강과 희망을 의미한다. 부모님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 건강보다 귀중한 것은 없다. 지금 힘든 상황 속에 있더라도 건강하다면 언젠가 올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 건강은 희망을 향하 한 발자국 더 나갈 힘을 준다.


가족은 희망이다. 부모님께 사랑을 배우고, 형제간에는 서로 돕는 것을 배운다. 세상을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희망의 학교다. 이기심을 잠시 내려놓고 이타심을 발휘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다. 가족과의 유대를 통해 희망을 배우며 키워 갈 수 있다.


부모님과 나, 동생은 각자 다른 성품과 개성을 지녔지만 우리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하나로 묶여 서로 힘이 되며, 희망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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