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LIF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건강 Oct 25. 2023

과자가게 구충제

by 한독의약박물관

박물관 유물을 보다가 이런 생각 든 적 없나요? 

이런 유물은 어떻게 구했지?
이런 물건을 누가? 어떻게? 보관을 해 놓을 수 있었지?

박물관에서는 유물을 구입하기도 하고 기증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주 우연히 유물이 발견되기도 하죠. 2020년 가을 어느 날, 한 사업가가 한독의약박물관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 사업가는 얼마 전 일제 강점기에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는 약장을 구입했다고 하죠. 그런데 그 약장 뒤에서 약봉투가 나왔다고 합니다. 살펴보니 일제 강점기의 일본 약 봉투와 플라스틱 재질의 약통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세상에 나온 일제 강점기 약봉투는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 어린이 감기약 <소아감위약>

노란색 봉투에 귀여운 아이들 얼굴이 그려진 약의 이름은 ‘소아감위약’입니다. 약 봉투 가운데에 약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고, 오른쪽에 작은 글씨로, 아이 감기약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봉투의 오른쪽 끝에는 감기에 좋은 약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으며, 왼쪽 끝에는 제조사의 이름인 ‘츠리가네당(조종당) 총본점’이라고 써 있네요. 이 약은 유행성감기, 말라리아, 백일해, 사계절 감기 등에 효능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아감위약>


# 배 아플 때 먹는 <혜심환>

아저씨가 뱃속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진 이 약은 ‘혜심환’입니다. 오른쪽에 ‘배 전체 혜심환’이란 이름이 쓰여 있고, 왼쪽 상단에 배 아플 때 먹는 좋은 약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랫부분에는 제조사의 주소가 나와 있습니다. 위경련, 복통, 음식으로 인한 급체, 식중독, 토사, 위산역류, 위가 약할 때 먹는 말 그대로 배 전체에 듣는 적절한 약었던 것 같습니다. 

<혜심환>


# 구충제 <세멘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약은 ‘세멘엔’입니다. 가운에 약병 그림에는 ‘세멘퇴충산’ 즉, 세멘구충제라고 되어 있습니다. 세멘은 구충제의 성분으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시멘시나(semen cina)에서 유래했습니다. 시멘시나의 꽃이 피기 전 채집해 말린 봉오리에는 산토닌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이 회충약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세멘엔>


# 과자회사에서 만든 구충제 <조종세멘과자>

종 그림이 그려진 약은 쯔리가네세멘과자(조종세멘과자)입니다. 쯔리가네는 한자로 조종으로 표기된 것으로, 제조사 이름인 조종당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약 역시 세멘엔과 같은 구충제인데, 특이하게 과자형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약을 제조한 조종당(釣鐘堂)은1900년에 설립된 과자 제조회사입니다. 조종세멘과자(회충약)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 소학교(아동용)에 지정약으로 배포되었으며, 과자와 같이 맛있다고 광고했습니다. 그러나 과자를 제조한 회사가 없어지면서 나중에는 약방에서 세멘과자(회충약)을 판매했다고 합니다. 

<조종세멘과자>

혹시 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장롱이나 서랍장이 있다면 꼼꼼히 살펴보세요. 귀한 유물이 발견할 지도 몰라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