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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Dec 21. 2020

이것 모르고 헬스장 등록하면
또 돈 날립니다

by 쓱길이

코로나와 함께 해서일까? 2020년이 정말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어디 가서 30대 중반이라는 이야기를 할 날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대부분이 그랬겠지만 나 또한 코로나로 올해 초 세웠던 많은 계획들이 무산되거나 변경됐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참 많이 받았다. 특히 쇠질은 더더욱 그렇다. 헬스장 영업정지와 재개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홈트와 헬스장을 오가며 나름의 목표를 달성하나 했지만, 최근 헬스장 영업정지 3주 발표로 목표 달성은 아쉽지만 2021년으로 미뤄야만 했다. 


# 헬린이를 위한 헬스장 선택 방법은 따로 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헬스장 ‘등록만’ 하고 헬스장 좋은 일만 시켰거나, 새해를 맞아 헬스장을 등록하려고 ‘00동 헬스장’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봤을 것이다. 뼈 맞은 기분에 닫기 버튼으로 커서를 옮기고 싶다면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나도 10년이 넘게 매년 연말만 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꽤 많은 돈을 버렸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하루라도 쇠질을 못하면 근육에 가시가 돋칠 정도로 헬스장을 사랑하게 됐다. 그렇기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즐겁고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을 찾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그러니 이 글을 주변 헬린이 친구들에게 널리 널리 공유해 주길 바란다. (헬린이: 헬스와 어린이의 합성어, 헬스 초보인 사람을 비유하여 쓰는 신조어)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PT를 고려하고 있는 헬린이라면 굳이 이 글을 읽을 필요는 없다.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주는 필자의 친절함에 좋아요 라도 한번……) 

# 헬스장은 집에서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

<헬스장은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 헬스장 고르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원칙이다. 우선 이 팁은 기본 전제로 깔고 가면 된다. 출퇴근 길에 운동하길 원한다면 회사 근처 헬스장에 등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기억하자. 운동하러 헬스장 가기도 힘들고 일하러 회사 가기도 힘들다. 그런데 그 힘든 두 가지를 동시에 하러 간다면 아마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의 운동을 먼저 포기하기 쉽다. (월급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니까) 그러니까 그냥 집 근처 헬스장에서 PT 끊으라는 말이다. 그럼 PT를 쉽게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나처럼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을 위해 헬스장 현명한 선택을 위한 3가지 꿀팁을 소개한다.  

꿀팁 1. 현혹되지 마라!

요즘 헬스장, 아니 흔히 ‘피트니스 센터’를 보면 규모도 크고 인테리어도 화려하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트레이너도 많고 대부분 이런 곳의 트레이너들은 모두 선남선녀 몸짱들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절대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들로 회원비가 비싸다면? 당연하게도 그곳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대형 피트니스 센터 대부분은 시설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한다. 좋은 시설에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나 같이 쇠질에 미쳐있는 사람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아쉽게도 우리 집 근처에는 이런 곳이 없지만…) 하지만 당신이 헬린이라면?? 이런 곳을 선택하는 데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잠깐 생각해보자. 넓고 쾌적한 공간, 비싼 장비, 많은 트레이너가 있는 헬스장이 회원비가 저렴하다면 대체 어떻게 운영이 되는 걸까? 대부분의 피트니스 센터는 개인 PT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바꿔 말하면 PT를 받을 생각이 없는 헬린이라면 제대로 된 운동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다. 

<기본 제공되는 OT 한번으로는 모든 운도으이 기초를 배울 수는 없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트레이너들은 기본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닌 회원 수에 따른 인센티브로 급여를 받는다. 그래서 실제로도 PT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회원이 되었을 때 기본으로 제공하는 OT에서 PT로 넘어갈 만한) 회원에게 우선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트레이너들의 문제가 아니라 인센티브로 운영되는 업계 구조의 문제다. 헬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기초부터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돈)이 허락된다면 트레이너에게 PT를 받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PT는 생각보다 비싸고, 새해 다짐 정도로 헬스장을 찾는 대다수의 헬린이들은 PT를 염두에 두고 헬스장을 찾지 않는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는 더 할 거다)  


기본 제공되는 OT 한 번으로 모든 운동의 기초를 배울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운동을 배우기 어려운 헬린이들은 결국 글만 읽을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가장 재미없는 운동기구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헬린이들은 러닝머신이나 조금 타다가 운동에 흥미를 잃는다. (러닝머신이 재미없는 이유는 아마도 이게 고문 기구로 개발되었기 때문일 거다. 1800년대 영국 교도소의 죄수들은 가로로 누인 원통 모양의 계단차 위에서 계속 걸으며 물레방아처럼 원통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점점 헬스장의 방문 횟수가 줄어들고, 결국 발길을 끊게 된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5월 즈음이 되면 여름을 준비한답시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실제로 1월과 5월 헬스장 회원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가 2주 정도 지나면 원 상태로 돌아온다. 

꿀팁 2. 관장을 찾아라!

동네를 둘러보면 이런 헬스장 하나 둘 정도는 있을 것이다. 1) 상당히 오래돼 보이고 2) 쉽게 발을 들이기 어려울 것만 같은 외관 3) 몸도 우락부락하고 인상 험한, 딱히 친절할 것 같지 않은 아저씨가 맞이하는 그런 곳 말이다. 우린 그 분을 트레이너가 아닌 ‘관장님’이라 부른다.  

<우리가 관장님이라 부르는 이들은 대략 이런 느낌이다>

조금은 과장해 말했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관장님 혼자 운영하거나 트레이너 1명 정도가 상주하는 그런 헬스장을 찾아보라는 뜻이다. 이런 헬스장은 비록 고급스럽고 다양한 운동 기구는 없지만, 헬린이가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한 시설들은 잘 갖추고 있다. 다양한 기구 사용법 익힐 시간에 스쿼트, 벤치 프레스, 데드 리프트 같은 기본 운동을 한 번이라도 더하라는 듯한 환경이다. 관장님은 기본적인 자세가 잡힐 때까지 기꺼이 헬린이인 당신에게 운동을 알려 줄 준비가 되어 있다. PT를 신청하지 않아도 혼자 기구 앞에서 헤매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말을 걸며 운동 자세를 알려줄 것이다. 관장님이 없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통 동네 헬스장에는 운동 구력 꽤나 오래된 아저씨들이 상주하고 있고, 그분들은 대부분 운동을 알려주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꿀팁 3. 일단 하루만 이용해 보고 등록해라!

몸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를 탄탄히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이 즐거워야 한다. 운동을 즐겁게 하려면 운동하는 장소가 편안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춘 곳이라도 운동하는 내가 마음이 편하지 않고 운동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결코 좋은 헬스장이라 할 수 없다. 반대로 내가 헬린이들에게 추천한, 운동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관장님과 아저씨들이 많은 오래된 동네 헬스장이라도 본인이 불편하다면 이 또한 좋은 헬스장이라 할 수 없다. 사실 그래서 쇠질에 중독된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딱히 장소가 중요하진 않다. 어디가 되었든 쇠질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저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복이 잘 이해되지 않겠지만 이 시점에서 헬스장 등록을 마음먹었다면 가까운 동네 헬스장들을 편견 없이 둘러보자. 그리고 마음이 드는 곳을 찾았더라도 바로 등록하지 말고 하루 동안 이용해 보면서 내가 기본기를 다지기 좋은 환경인지,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해 보고 등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설이 어쩌고 저쩌고 위에서 한 말은 참고만 하자) 


누구나 헬린이 시절이 있다. 지금은 우락부락한 멋진 몸을 만든 이들도 생전 처음 보는 쇳덩이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우리와 같은 실수를 몇 번이고 반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꾸준히 운동해 멋진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다. 비록 이번에 등록하는 헬스장이 헬린이로 등록하는 n번째 신규 등록 일지라도 올해는 본인에게 딱 맞는 헬스장을 고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장소에 상관없이 쇠만 봐도 두근거리는 이 행복한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헬스인의 탄생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영업정지부터 빨리 풀려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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