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빗방울의 개수만큼

어느 날 노트

by 제이앤

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거리다 이제는 후두두둑 제법 쏟아진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시끄러운 마음이 잔잔해져서 좋(았)다.


오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에 어김없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 캠퍼스 잔디에 앉아 후배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중 한 명이 날씨가 화창하고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좋다 했다.

비를 좋아하는 나는 세차게 퍼붓는 비를 바라보는 게 너무 좋다 했다.


그랬더니 녀석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우리 어머니가 요구르트 배달을 해서 비 오는 게 제일 싫어요.”

아무 구김살 없이 튀어나온 반사적인 반응이었지만,

괜스레 미안함이 마음 한 켠에 밀려왔다.


그 이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창 밖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그 친구의 말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마음을 모으게 된다.


떨어지는 빗방울의 개수만큼

오늘을 가꾸어가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