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생애 첫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나는 공방과 회사일을 겸해서 했다.
공방은 휴무일을 정하기 힘들었다. 언제든 예약이 들어오면 일하러 나갔다.
회사 연차는 공방일을 하는 데 쓰기도 모자랐다.
그런데 마침 격주 금요일 휴무로 회사 제도가 바뀌었다. 목요일 하루만 연차를 쓰면 5일을 쉴 수 있었다.
몇 년 만에 찾아온 황금연휴를 놓치고 싶지 않아 여행을 계획했다.
처음부터 혼자 가려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엔 친구 옥이한테 물어봤다.
"혹시 나랑 제주도 갈래?"
"뭐? 언제?"
"4월 10일"
"나 그때 시아버님 제사야."
안될걸 예상했지만 조율의 여지도 없는 이유였다. 더 이상 물어보고픈 친구는 없었다.
다음은 우리 집 막내에게 물어봤다.
"소은아 엄마랑 제주도 갈래?"
"음..... 생각해 볼게." 당연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반응이 의외였다.
다음날 돌아온 대답은 나와 가고 싶지만 학교 빠지는 게 싫다였다.
내가 학교에 밀린다고? 믿을 수 없는 통보에 패배감이 밀려왔다.
그다음은 둘째. 서현이는 부담스럽다고 한다.
부담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맞은 데를 한 대 더 맞은 듯 마음이 제법 얼얼했다.
가족이 많다 보니 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나랑 단둘이서하는 여행은 좀 어색하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니 엄만데? 어떻게 어색하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쓴 약을 삼킨 듯 씁쓸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여행은 영 포기가 되지 않았다.
'그래그래 인생은 혼자다 나 혼자 가지 뭐.' 결국 혼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심은 거절로 받은 쓰라린 상처를 말끔히 낫게 해 주었다.
이게 이렇게 신난다고? 나도 내 감정에 놀랐다. 그랬다.
2남 2녀의 장녀로, 딸 셋의 엄마로 살며 감히 꺼내보지 못했던 '혼자'라는 단어가 내 삶에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 뒤에 막내가 같이 가고 싶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2024년 4월 10일 그렇게 나의 여행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