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일주일간의 북유럽 크루즈 여행길에 올라있다
독일 북쪽의 항구(Kiel)에서 출항해서 덴마크 코펜하겐, 노르웨이 피오르드* 두 군데를 들렀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 여정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온통 바다, 또 바다, 계속 바다다
숲이나 산을 가면 뭔가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쉬지 못하게 되는데, 바다는 그렇지가 않다
푸르다가도 검고 거칠다가도 순식간에 잠잠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흘러가는대로 맡기겠노라 마음 먹기가 수월하다
마침 구글 포토에서 3년 전 오늘, 4년 전 오늘 알림이 와서 들여다보니 그때에도 나는 물가에 넋 놓고 서 있었다
마음이 쉴만한 물가를 찾아가는 것은 나의 본능인 것이다
이는 곧 당신의 본능이기도 하다
일기장 또는 핸드폰 속의 사진첩을 살펴보면서 찬찬히 살펴보면은 보인다
번지르르한 휴가지 사진이 아니더라도, 내 몸과 영혼이 나를 살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나를 이끌고 간 장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