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을 찾는 동안 흘러간 시간
우리는 늘 이유를 찾는다.
저 사람은 부자가 될 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정보를 알았거나. 감각이 남달랐거나. 타이밍이 좋았거나. 아니면 운이 좋았거나.
이유를 찾아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나는 아직 그 이유를 갖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나의 평범함이 설명된다.
그래서 찾는다. 남들에게서 특별함을.
앤 셰이버라는 사람이 있었다.
미국 국세청에서 일하던 공무원이었다. 특별한 커리어가 아니었다. 승진도 늦었고, 급여도 높지 않았다.
그녀는 51세에 투자를 시작했다.
늦었다. 누가 봐도 늦었다. 다른 사람들은 30대, 40대에 이미 굴리고 있을 때, 그녀는 겨우 시작했다. 가진 돈도 많지 않았다. 평범한 급여 생활자의 저축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남긴 자산은 2,200만 달러. 한화로 약 280억 원.
51세에 시작한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도 이유를 찾게 된다.
그래도 뭔가 있었을 거 아닌가. 좋은 종목을 골랐겠지. 정보가 있었겠지. 세금 분야에서 일했으니까 뭔가 유리한 게 있었겠지.
찾아볼수록 그런 건 없었다.
그녀도 로널드 리드처럼, 조금씩 사고 팔지 않았다. 다만 오래 했다. 51세부터 101세까지, 50년.
방법은 달랐을 수 있다. 하지만 패턴은 같았다.
두 사람을 놓고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학벌이 높지 않았다. 대단한 직업이 아니었다. 큰돈을 물려받지 않았다. 시장을 읽는 특별한 감각도 없었다. 뉴스보다 빠른 정보도 없었다.
없는 것 투성이다.
대신, 있었던 게 하나 있다.
멈추지 않았다는 것.
시장이 떨어져도 팔지 않았다. 수익이 안 보여도 기다렸다. 특별한 전략을 바꾸지도 않았다. 그냥, 같은 일을 계속했다.
나도 돌아보면 특별하지 않았다.
오래 미뤘다. 몇 년을 미뤘다.
하지만 시작한 뒤에는 대단한 게 없었다. 부동산을 살 때 분석을 잘 한 게 아니었다. 살 수 있을 때 샀고, 하락할 때 무서웠고, 오를 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남다른 판단 같은 건 없었다.
다만 하나, 시작하고 나서 멈추지는 않았다.
그게 전부였다.
우리는 특별한 이유를 찾는다.
그래야 시작하지 못한 자신에게 설명이 되니까. 저 사람은 재능이 있었고, 나는 없으니까. 저 사람은 운이 좋았고, 나는 아니니까.
그런데 로널드 리드에게도, 앤 셰이버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재능은 없었다.
있었던 건 그냥,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같은 방향을 유지한 것.
특별함을 찾는 동안, 시간은 흘렀다. 이유를 찾는 동안, 시작은 미뤄졌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
문제는 이제 남았다. 왜 반복은 이렇게 지루하게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