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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Jan 01. 2022

2021 기획자/PM 노가리클럽 기록

올해 거의 유일한(?) 성장 경험

2021년 초 클럽하우스가 엄청난 유행이 되면서 중독(?)되어 매일 새벽까지 방을 만들기도하고, 여러방들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IT 동료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던터라, 내 리스트에 뜬 대부분의 방들은 디자이너, 개발자, 스타트업, 빅테크업 관련 등등이었는데 유독 기획자/PM 방은 없었다. 그 당시 카일리와 대화하다가 기획자방을 만들어보자고 카일리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방을 만들기에 조금은 멋쩍고 우물거린 이유는 내가 뭐라고 기획자/PM방을 만드나라는 생각이었던것 같다. 그렇기에 거창한 방제를 걸기에는 부담스러워지므로 그간 눈에 자주 띈 개발자 노가리방이라는 방제를 오마쥬했다. 가볍게 수다떠는 노가리라는 단어가 딱 좋았다. 


노가리 클럽의 시작


2월 14일 일요일 저녁, 방을 만들고 카일리랑 어쩌지 하면서 사람들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110여명의 사람들이 들어왔고 기획자/PM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많은 질문에 현직에 계신분들의 다양한 답변들이 오고 갔다. 방이 어느정도 흥해서 기분이 좋았고, 모더로서 생각보다 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걸 알았다. 스피커로 올라온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고, 더 해서 얼마나 오래 말할지 모르기 때문에 방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드리블(?)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사 직업군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흥분이 비교할바 없이 커서, 일주일 뒤 노가리라는 이름을 걸고 다시 방을 열었다. 두번째 방을 열면서 부터 정기적으로 방을 열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즈음 클럽하우스에서는 여러 주제로 고정방이 생기고, 라디오나 TV처럼 각자의 편성이 있어서 무슨 요일, 몇 시에 방을 여는지가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시간대의 겹치는 방이 생기게 마련이고, 만약 인기방(고래방)이 생기기라도 하면 당연히 참여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에 방을 열기로 했다.


우린 어쩌다 기획자/PM이 되었을까?


첫번째, 두번째 방을 통해 많은 분들이 경력없이 어떻게 기획자/PM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고, 거기에 어떤게 필요하다는 답변보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3번째 방에서는 처음으로 주제를 정했다. 이 주제로 120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여했고, 기억하기로 많은 분들이 스피커로 올라와서 본인들의 경험을 나눠주었다. 


그당시 다는 기획자/PM을 막 시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자연스럽게 내 주변에는 어느정도 연차가 있는 분들밖에 없었기 때문인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이유는 오랫기간 동안 나에게 정리되지 않고 뒤죽박죽 쌓인 기획자/PM으로서 경험과 지식을 잘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나에게 가차없는 날것의 질문들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쿠폰" 하면 왜 있어야 하는지를 건너뛰고 이미 검증되어 내 머릿속에 패시브된 스펙들이 있는데 - 정액/정율쿠폰 최대할인금액, 최소적용금액, 유효기간 등등- 거기에 "쿠폰에 왜 유효기간이 필요하죠? 우리가 유저에게 준거면 그건 유저껀데 왜 우리가 마음대로 없애죠?" 식의 신선한 질문은 나에게 너무 오랫동안 당연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의미있는 정리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클럽하우스를 시작한 건 유행이었고, 왠지 모르는 중독성 때문이었지만 그 당시 나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기에 더해 여러의미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3번째 방이 끝나고, 커뮤니케이션의 한계가 느껴져서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커뮤니티 기능이 생겨서 기획/노가리방 클럽도 만들었다.


5번째 방부터는 나의 지인들, 노가리방을 통해 알게된 분들, 알고는 있었지만 클럽하우스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 지인들과 함께 메인주제를 정하고, 또 코너 등을 같이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즈음 매주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방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기록해주시는 분(진현님)도 생겼다. 


3월 15일 5번째 기획자/PM 노가리 방 (feat. 빌링/백엔드/커머스 이야기)
- 웰커밍 & 안부인사 나누기
- 메인 컨텐츠 [Adien의 Ella의 빌링/백엔드/커머스 기획 이야기]
- 코너속의 코너 장안의 화제 "콴의 진심 - 샤워기의 진심"
- 코너속의 코너 카일리의 "질문있습니다!" 


원래 지인이었던 콴의 페이스북에서 매니악하고 높은 취향의 글들을 염탐하면서 컨텐츠에 혈안이 되었던 나는 콴에게 "그의 취향"에 대해서 모더를 해달라고 요청드렸다. 그것이 노가리 흥행 컨텐츠 "콴이 진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카일리의 질문있어요는 기획자/PM으로 궁금한 내용들을 동료 혹은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컨셉으로 좋은 질문과 답변들을 모두에게 공유하고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컨텐츠에 목말라하던 시절, 눈에 들어온 콴의 취향!



3월, 한창 클럽하우스가 흥행할때여서 디자이너커뮤, 개발커뮤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커뮤도 활발했었는데, 스타트업 커뮤 클럽장이 연대를 맺어서 컨텐츠를 진행해 보자고 했다. 그간 여러방을 통해서 민감하고 예민한 말들로 불필요한 논쟁을 많이 경험했기에 그런 상황을 지양하고 싶어 주제 잡는데 나름 고심했던 것 같다. 이날이 총 45회의 컨텐츠 진행 중 가장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160명), 콴의 진심의 전설, "케찹편"이 진행되었던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3월 22일 6번째 같이 일을 한다는 것, 협업 경험나누면서 서로 이해하기 (with 기획/PM/디자인/개발/그로스/세일즈/CEO)
- 메인컨텐츠 (연대 클럽과 함께 하는 시간) 각 직군과 함께 협업하면서 나누고 싶은 경험 공유하기 속한 회사, 서비스의 성격 등등에 따라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존재하므로 열린 자세로 경험을 듣고 직군 사이 더욱 이해하기 위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틀리다라기 보다 다를 수 있다라는 관점에서 서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직군이 모여서 이야기 하는 방이니 만큼 쉬운말을 사용했으면 합니다. 
- 코너속의 코너 장안의 화제 "콴의 진심 - 케찹의 진심"
나도 구매했다. 써켄싱턴 케첩 클래식



매주 월요일, 10주 연속 방을 열면서 -심지어 초반에는 방이 새벽 1시가 넘어 끝나도 아쉬운 마음에 애프터 파티방을 열어 올 스피커 상태로 수다를 떨었다- 계속 모더와 스피커를 하면서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회를 딱 채우고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소모하는 에너지 대비 얻는 것들이 더 크다는 확신이 있었고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스피커를 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던 상황이었다. 내가 매주 모더나 스피커를 하지 않아도 클럽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많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공식적(?)으로 노가리클럽모더그룹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모더분들 마다 담당 컨텐츠가 생기면서 나는 매주 등판(?)해야하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2021년 정기 컨텐츠 

앱&앱 : 프로덕트와 관련해서 도메인별, 혹은 프로세스(온보딩 등)별 파인딩 공유 (모더 :진현님)

북앤빵 : 참여한 여러분이 책을 나누어 읽고 책의 요약과 파인딩 공유 (모더:정흠님과 그레이스)

백엔드 : 프론트와 달리 서러움(?)많은 영역(빌링, 계정 등)에 대한 이야기 (모더 : 에이든과 엘라)

그로스 : 말그대로 그로스PM들이 말하는 그로스에 대한 이야기 (모더 : 재현님과 지)

노가리 : 자유주제지만, 직무에 따른 고민들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 (모더 : 콴과 알렉)

티타임 : 그로스 세션이 없어지고, 게스트를 초대해서 나누는 이야기 (모더 : 알렉과 게스트)


2021년 코너속의 코너

콴의 진심 : 콴의 매니악한 취향의 아이템 추천을 받아볼 수 있는 시간 (모더 : 콴)

카일리의 질문있어요 : 현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질문들을 나누는 시간 (모더 : 카일리)

IT회사에서 쓰는 신기한 용어 사전 : 이바닥에서 쓰이는 단어를 예시와 함께 설명하는 시간 (모더 : 알렉)



상대적으로 컨텐츠 주제를 잡기 쉬운 앱&앱과 북앤빵, 그리고 주제 준비 없이(?) 충분히 노가리를 털 수 있는 노가리 시간을 한달에 한번씩 진행하고 주제를 늘 잡아야하는 백엔드와 그로스를 1달씩 번갈아가며 진행했다. 그로스 세션을 진행하기 어렵게 되고 나서는 티타임 세션을 만들어 이어갔다. 코너속의 코너는 상반기에 진행을 하다가 하반기에는 대부분 없어졌다. 




10여명의 모더분들과 루틴하게 코너가 돌아가기 시작하니까 그만두어야하는지의 고민없이 매주 월요일 밤 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에서 매주 이야기를 나누는 1년을 보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 우리는 연속해서 매주 총 45회 클럽하우스 세션 열었고, 세션당 평균적으로 2시간을 진행했다. 평균적으로 4~50분들이 참여해주셨고, 클럽하우스 클럽에는 총 915명이 가입했고, 오픈카톡방엔 240명이 모여있는 규모가 되었다. 




클럽이 막 시작하던 초창기에 노션에 이 클럽의 목적에 대해 적어둔 내용이 있다. 



건강함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 받습니다. 

 기꺼이 도움을 받고 싶고 또한 도움을 주고 싶은 자세입니다. 

 새로운 환경, 다양함, 사람들에 대해서 웰커밍 합니다.  


느슨함

끈끈하고 강력하기보다는 뭉근하고 느슨하고 연대를 희망합니다. 

모두가 환영받고 모두가 쉽게 말하고 교류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성취를 향한 진지한 고민이나 경험부터 오늘 당장 겪은 시시한 고민까지 어떤 주제라도 나눌 수 있길 희망합니다. 방제와 클럽이름이 노가리방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해왔던 시간과 경험이 서로 잘 공유가 되서 서로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이었는데,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모두에게는 아니어도 일부에게 좋은 영향이 작용한 것 같아서 당연하게도 2021년 나의 가장 큰 성취는 이 클럽을 만들고 운영하고 클럽을 통해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연말에 진행한 설문 내용 중 "2022년에 클럽에 바라는 것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직장동료가 아닌, 다양한 배경과 스펙 그리고 경험들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멈추고 싶을때마다 많은 자극을 받았다. -자극을 받을때마다 매번 움직인 것은 절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는 상투적이지만 진짜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의 클럽의 방향성은...


루틴하게 클럽운영을 해오긴 했지만 연말로 다가가면서 2022년에도 쭉 운영할 수 있을지 단단한 확신이 없었다. 조금더 이 클럽의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모더분들이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감사하게도 오프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모더분들과 이야기하면서 2022년도 함께 운영하고 싶다는 의지와 각자 이 클럽을 통해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하게 되었다. 그 확인이 힘이 되어 지속할 컨텐츠를 정하고, 추가할 컨텐츠와 함께해주실 모더분을 초대하면서 2022년 컨텐츠 라인업을 정리했다. 


2022년 정기 컨텐츠는 북앤빵, 백엔드, 노가리는 동일하게 진행하고, 앱&앱은 진현님과 함께 진행할 레슬리를 모셨다. 추가 컨텐츠 2가지 인데, 매월말 월별 주요 IT 및 주요 소식 및 아티클을 공유하는 컨텐츠로 메인 모더로 피터를 모셨다. TIL(Today I Learned)로 월 초에 주제를 정해서 공부한 내용을 월말에 공유하는 컨텐츠로 진현님이 진행해줄 예정이다. 


또한, 컨텐츠 진행 이외에도 전반적인 커뮤니티 운영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볼 예정이다. 좋은 컨텐츠의 아카이빙 방식이라던가, 새롭게 참여하신 분들의 온보딩이라던가 등등. 초기에 적은 목적에 잘 부합될 수 있는 네트워크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진심으로, 2021년 가장 큰 성취가 노가리 클럽 운영이여서 뭔가 의미있는 회고를 하고 싶었는데, 결국 가볍게 기록을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나 싶어 먼저 정한 회고라는 제목 대신 기록으로 수정했다. 2021년에 노가리클럽을 같이 끌고 가주신 모더분들과 함께 해주신 리스너분들 감사합니다. 2022년에도 잘부탁합니다. 


2021년 마지막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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