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우리를 만들었을까

인류 탄생의 비밀

by 위니

BTS 멤버는 전 세계 무대에서 노래하고, 손흥민은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골을 넣는다. 일론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와 자율주행 자동차를 꿈꾸며 산업의 판을 바꾼다. 또 어떤 이는 편의점에서 밤을 새우며 일하고, 누군가는 회사에 다니며 맡은 업무를 수행한다. 이렇게 삶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만, 결국 모두 같은 인간이다. 지금 지구에는 8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해마다 늘어난다. 이미 지구를 정복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구를 삼켜버린 우리는 어디서 온 걸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조상은 약 700만 년 전쯤 침팬지와 보노보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이들을 ‘호미닌’이라고 부르는데, 시간이 흐르며 여러 종의 호미닌이 등장했다. 약 30만 년 전쯤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 붙인 우리 종이 등장했다. 여러 종류의 호미닌들과 오랫동안 공존 했지만, 결국 우리만 남아 이렇게 번성했다. 따라서 인간은 원숭이에서 갈라져 나와 수십만 년 동안 진화를 거쳐 오늘날의 인간이 된 것이다.




과학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인류의 기원을 훨씬 더 매혹적으로 상상했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인간이 신들의 일꾼이라고 믿었다. 주신 마르두크가 혼돈의 여신을 무찌른 뒤, 반역한 신의 피와 진흙을 섞어 인간을 빚었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농사짓고 운하를 파고 신전을 지으라고 만들어졌다.


이집트에서는 인간을 신의 눈물에서 태어난 존재라 믿었다. 창조신 아툼이 잃었던 자식을 되찾으며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인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신의 감정에서 태어나 신과 자식처럼 연결된 존재였다.


인도 신화에서는 거인 푸루샤가 제물로 바쳐지고, 그 몸이 쪼개져 세상이 생겨났다. 그의 입에서 브라만, 팔에서 크샤트리아, 다리에서 바이샤, 발에서 수드라가 태어나 네 계급이 정해졌다. 따라서 인간은 신의 희생으로 태어났지만, 사람에 따라 태어나는 순간 계급이 분명하게 나뉘었다.


중국에서는 반고라는 거인이 하늘과 땅을 벌려 세상을 만들고 죽었다. 그의 몸에 붙은 벌레들이 바람을 맞아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여와가 흙으로 사람을 빚었는데, 손으로 정성껏 빚은 이는 귀족이 되고, 줄로 흙을 끌어 급히 만든 이는 평민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흙과 물로 인간을 빚고, 아테나가 숨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인간이 너무 약해 보이자 그는 신들의 불을 훔쳐 나누어 주었다. 분노한 제우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세상에 재앙을 퍼뜨렸다. 인간은 불 덕분에 지혜와 힘을 얻었지만, 동시에 고난을 짊어지게 되었다.


히브리 전승에서는 신이 흙으로 아담을 빚고, 그의 갈비뼈로 하와를 만들었다. 인간은 신의 형상대로 창조된 특별한 존재였고, 유일한 신과 계약을 맺어 세상을 다스리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들이 해변에서 나무 조각을 주워 남자 아스크와 여자 엠블라를 만들었다. 오딘은 숨결을 불어넣고, 다른 신들은 지혜와 언어를 주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신의 선물로 완성된 존재였다.


북아메리카의 나바호 족은 옥수수와 바람에서 인간이 태어났다고 믿었다. 신비로운 존재가 흰 옥수수와 노란 옥수수를 매트에 놓았는데 바람이 불어오자, 그 자리에 첫 남자와 첫 여자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람의 지문은 그때 바람이 지나간 흔적이라고 전한다.




인간은 언제나 의미 있는 존재이길 원했고, 옛사람들의 이야기는 매혹적이고 의미 있게 들린다. 신이 우리를 창조했는지 우리가 신을 창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믿었던 이야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그 힘으로 도시를 세우고, 전쟁에 나가 목숨을 바쳤으며 위대한 예술을 만들어냈다.


과학자들이 설명하는 인간의 탄생과정이 실제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신이 떨어뜨린 눈물이나, 옥수수에 바람이 불어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우리 삶에 의미와 색깔을 더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