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언론 박물관, 뉴지움(Newseum)
박물관의 도시 워싱턴D.C.에 이색 언론박물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08년에 문을 연 비교적 최근 지어진 박물관으로 언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언론의 사명을 되새기는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외벽에는 언론, 출판, 집회, 탄원, 종교의 자유를 담은 미국 수정 헌법 제1조(first amendment)를 가 가득 새겨 우리 사회에 언론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은 12개가 넘는 전시관이 있는데 크게 볼거리, 생각할 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로 나뉜다.
볼거리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인 퓰리처상(Pulitzer Prize) 수상작들을 연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역대 수상작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관은 그야말로 역사의 산실이다. 국제보도사진공모전(Pictures of the Year International, POY) 기사들도 흥미롭다. 세계 곳곳 분쟁지역의 참혹상을 고발하는 사진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물 사진까지 다양하다.
FBI 관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곳으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당시 범인이 도주할 때 사용한 차량이 전시돼있고, 테러범을 추적하고 잡는 과정이 시간 순으로 설명돼 있다. FBI가 공개한 수사 일지도 볼 수 있는데 북한이 영화 'interview' 속 김정은 비하 장면을 보고 소니픽쳐스를 해킹했던 사건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생각할 거리
세계 언론 자유 지수를 나타낸 지도가 있다. 녹색은 자유, 노란색은 부분적 자유, 빨간색은 비자유를 나타내는데 유럽 국가들과 호주, 일본이 선명한 녹색인 반면, 한국은 부분적 자유를 나타내는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다. 그리고 언론 자유지수 최악의 국가는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나타나 이 지도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미국을 바꾼 가장 큰 역사적 사건으로 꼽히는 9/11 사건. 전시관에는 민항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테러한 당시 폭격맞은 건물의 철골 일부를 옮겨왔다. 9월 12일 아침, 세계의 신문 1면을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 '조선일보'가 발표한 '미국이 공격당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대표로 전시돼있다.
또 과거 동독과 서독을 가르고 있었던 한 뼘 두께의 베를린 장벽 일부를 통째로 옮겨와 벽의 두께와 질감을 손으로 짚어 체감할 수 있게 했다.
즐길거리
언론사 견학의 꽃은 뉴스데스트 체험. 블루스크린 앞에서 프롬프터로 뉴스 자막을 읽는 일일 앵커, 기상캐스터 체험을 할 수 있다. 화면 아래에 자신의 이름을 그래픽으로 새겨 뉴스 출연 영상을 기념할 수 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기념품 가게로 발길을 옮기게 되는데, 재미있는 기념품들이 많다. 민주당원을 위한 개사료, 공화당원을 위한 개사료를 구분해 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금발 머리를 닮은 트럼프 페어 솜사탕, 우주선에서 먹는 우주인 전용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먹을거리
지하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샌드위치 햄버거, 과일 같은 음식이 뷔페식인데 그릇에 담아서 무게만큼 계산된다. 뉴지움 카페테리아 음식은 울프강 퍽(Wolfgang Puck) 쉐프의 요리들이다. 울프강 퍽은 요리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제임스비어드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세계적인 요리사이며, 한식에도 관심이 많아 LA 벨에어 호텔의 울프강 퍽 레스토랑은 퓨전 한식 메뉴인 '코리안 스테이크 샐러드'를 선보이고 있다.
독특하고 흥미로운 볼거리로 연간 8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뉴지움을 다녀갈 정도로 명소이지만, 안타깝게도 뉴지움은 올해 말까지만 개관한다. 뉴지움 측은 운영 적자를 이유로 들었다. 현재 워싱턴D.C. 펜실베니아 애비뉴에 있는 뉴지움 건물은 존스 홉킨스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에 3억 7천 2백 5십만 달러에 매각됐다. 올해까지만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인 만큼 올 봄에는 뉴지움을 찾아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시간 : Mon to Sat 9 AM~5 PM, Sun 10AM~5 PM
입장료 : 성인 $24.95+tax, 홈페이지에서 15% 할인코드 다운 가능 (입장티켓은 이틀간 유효, 다음날 재관람 가능)
위치 : 555 Pennsylvania Ave., N.W., Washington, DC, 20001. 국회의사당 맞은편, 도보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