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의 첫번째 필드트립, 2022년의 부산, 12명의 성장여행기
사람은 자신의 패턴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가 커뮤니티를 해야 하는 이유에요.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되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자신의 삶의 영역을 넘어 경험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 부산 필드트립에서 다양한 곳을 다녀보았는데요. 오늘은 첫번째로 인디고 서점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서울에도 서점이 많지만, 엑사는 굳이 부산에 있는 서점을 방문하였답니다. 부산 수영구는 서울의 대치동처럼 학원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 남천동에 회색 벽돌의 4층 서점 건물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바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입니다!!!!
인디고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 '빨간 머리 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지붕도 빛바랜 대문과 창문 틀도 모두 초록색이구요. 계단에는 허브향기가 가득하답니다.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이유에요. 최근에 다녀온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인디고 서점은 문제집을 팔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의 것들이 가득합니다. 외운다고 되지도 않고, 어떤 요령으로도 쉽게 깨칠 수 없는 이야기 말입니다 _ 롱블랙 인디고 서점 편 발췌
인디고 서점을 만든 허아람 대표님은 스타강사이셨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법,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셨다고 해요. 대표님의 첫 학원은 지금 인디고 서점 근처 건물 3층에 아람샘의 소행성 B612라는 작은 공간이었다죠.
인디고라는 이름은 책 "색깔을 통한 인간 심리의 이해"에서 80년대 이후 태어난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세대를 인디고 아이들"이라고 부른데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처음 듣는 표현이라서 신기했어요. 마치 인디 음악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인디고 서원의 수업에선 글쓰기 방법론을 배울 수는 없어요. 형식에 맞춰 고민 없이 쓴글은 영혼 없는 논술일 뿐이죠.
어떤 사안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의식을 갖고,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글이라면, 글을 담아내는 형식이나 글자 수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서울에 남은 사회과학 서점은 세곳뿐이라고 합니다. 인문학의 위기, 책의 위기, 서점의 위기 속에서 인디고 서점이 살아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디고 서점의 인문학 수업에 참여하려면 부모님이 먼저 "열두 달 작은 강의"라 불리는 학부모 세미나에 1회 이상 참여해야 한다고 해요. 역시 부모가 바로 서야 자식이 바로 서기 마련이죠.
인디고 서원은 잡지 발행, 국제 도서전 개최, 채식 식당 운영, 도서관 설립 등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해요.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필요한건 자율이라고 인디고 서점은 말합니다. 제가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확신하면 능동성이 생기고, 그게 좋은 성적을 받는 동력이 되는 것이라고 인디고 서점은 강조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돈도 없고 멘토도 없는 아이들이에요. 저는 언제라도 기꺼이 '이 세상에 좋은 것들이 너무 많으니, 내가 나눠줄게'하고 서원 문을 열어줄 거예요 _ 롱블랙 허아람 대표 인터뷰 참조
허아람 대표님은 책은 너무나 평등한 물질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책을 매개로 한국 사회 이곳저것,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다고 말이다. 그런 일을 함께할 파트너를 많이 찾고 싶다는 것이다.
엑사는 책을 기반으로 합니다. 저도 책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다보면 축적의 힘을 경험하게 되어요. 삶이 달라지는거죠. 엑사를 운영하면서 요즘 힘이 부쩍 부치다는 생각을 자주하고 있어요. 허아람 대표님이 인디고 서점을 지속하실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엑사에 좋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부산 필드트립이 가능했어요. 그리고 덕분에 인디고 서점을 알게 되었죠. 인디고 서점은 어린왕자 같아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했으면 하는 바로 그런 곳. 인디고 서점에 다녀와서 그런지 마음이 참 따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