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정 이자' 쌓기
금요일 저녁, 어김없이 카톡이 울립니다. "자기야, 이번 주말 뭐할까?" "글쎄... 밥 먹고... 영화나 볼까?" "그래... 뭐 먹지?"
혹시 여러분의 주말도 이런 모습인가요? 더 이상 설레지 않는 대화, 의무감으로 채우는 시간. 옆에 있는 사람이 싫어진 것은 아니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당연하고 편안하다 못해 지루해져 버린 상태.
많은 분들이 권태기는 어떤 큰 '사건' 때문에 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관계의 위기는 아주 조용히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 조용한 위기를 극복하고, 관계의 온도를 다시 뜨겁게 만드는 '관계 통장'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연인과 함께 쓰는 '관계 통장'이 하나씩 있습니다. 함께 웃고, 서로를 응원하고, 고마워하는 순간마다 '감정'이라는 이자가 차곡차곡 쌓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입금은 멈춘 채, 출금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사소한 실망, 무심코 뱉은 말,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 이런 '감정의 출금'이 반복되면 통장의 잔고는 서서히 바닥나고,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의 가난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밥-카페-영화'라는 반복적인 데이트는, 바로 이 통장 잔고가 위험하다는 가장 대표적인 알림입니다.
거창한 기념일 이벤트는 '보너스'와 같습니다. 진짜 관계의 부(富)를 결정하는 것은, 매일 꾸준히 쌓이는 '이자'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저축 습관'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응원' 한 스푼 담아 인사하기: 그냥 "잘 잤어?"가 아니라, "오늘 회의 있다던데, 떨지 말고 잘해! 내가 응원할게!"처럼 진심 어린 응원을 덧붙여 보세요.
'너 생각나서' 공유하기: 길을 걷다 본 예쁜 꽃 사진, 웃긴 릴스, 상대가 좋아할 만한 노래. "이거 보니까 너 생각나서"라는 말과 함께 툭 보내보세요. '내 일상에 네가 항상 함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칭찬'으로 자존감 채워주기: "오늘 입은 옷 잘 어울린다", "그 일 정말 잘 처리했더라, 역시 대단해"와 같이 상대의 작은 노력과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해주세요. 나를 알아주는 사람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
'고생했어'라는 따뜻한 포옹: 긴 하루 끝에 만났을 때, 어떤 평가나 조언보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라는 따뜻한 말과 함께 꼭 안아주세요.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 효과가 좋을 겁니다.
이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을 만드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 바로 '데이트 룰렛'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었죠. (자세한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제 브런치의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룰렛이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뭐했어?'를 넘어, 서로의 마음속을 다시 여행할 수 있는 이런 질문들은 어떨까요?
"최근 일주일 동안, 당신을 가장 활짝 웃게 했던 일은 뭐야?"
"만약 우리에게 커플 초능력이 하나 생긴다면, 어떤 능력이 좋을까? 그걸로 뭘 하고 싶어?"
"5년 전의 우리에게, 지금의 우리가 딱 한마디 해줄 수 있다면 뭐라고 해줄까?"
결국, 관계는 '관심'이라는 이름의 식물입니다
리프레시라는 것은 별거 없습니다. 그저 평소와는 살짝 다른 환기, 작은 노력의 '입금'이 있으면 충분합니다. 관계는 마치 화분 속 식물과 같아서, 가끔 한 번에 물을 쏟아붓는 것보다, 매일 햇볕을 쬐어주고 들여다보는 작은 관심 속에서 더 튼튼하게 자라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