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경력에 물을 타지 마세요

 취업과 커리어에 대한 멘토링을 하다 보면 자신의 경험과 경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특히 '물경력'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자신이 쌓아온 시간과 노력이 다른 곳에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매우 흔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주니어 구성원뿐만 아니라 연차가 높은 직장인들에게도 나타난다.

 조직 내에서도 자신의 업무 방식이 옳은지, 현재의 경력이 의미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구성원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이와 같은 고민이 조직 내에서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물경력'에 대한 우려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이직 과정에서 여러 번의 탈락을 경험하게 되면, 자신의 경험과 경력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가진 분들과 대화를 나눌 때 항상 같은 조언을 해드린다. 너무 혼자 매몰되어 경력을 바라보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우리의 경력과 역량은 결코 혼자 매몰되어서는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는 리더와 동료로부터 받는 피드백과 평가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강점과 개선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연봉 인상률, 회사 내에서의 신뢰도, 역할의 확장 등 정량적, 정성적 평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스스로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실제로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또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앞서 "리더는 구성원의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대조하며 그들의 성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리더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스스로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없이 경력을 의심하는 것은 어쩌면 무책임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체 채용 공고의 담당 업무와 자격 요건을 살펴보고 자신이 얼마나 부합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당 업무와 자격 요건에 있어서 얼마나 부합하는가가 그 직무에 있어서 객관적인 나의 경력을 판단하는데 기준이 된다.

 또 실제 서류 전형과 면접에서의 합격률을 통해 자신의 경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 최종 합격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떤 규모의 회사에서 서류나 1차 면접에 합격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경험과 경력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면접에서 탈락했다면 서류에서 기업이 기대한 경험과 실제 답변 사이의 간극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탈락의 원인을 찾는 것을 넘어,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얻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커리어를 축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회사에서 보낸 시간의 합산이 아니다. 경험의 누적은 동일한 상황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경력은 결코 무의미할 수 없다.

 차이가 있다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했는지에 따라 개인 간의 차이라고 본다. 우리의 경력과 역량 또한 주변의 인정과 신뢰를 통해 검증된다. 따라서 자신의 경력이 '물경력'인지 고민하기보다는, 먼저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인 접근 방식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력에 대한 불안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에 압도되기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경력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주변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경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시니어에게 기대하는 세 가지"에서 언급했듯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력, 그리고 리더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능력은 경력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능력들은 단순히 시간의 경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과 성찰을 통해 개발된다.

 '물경력'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 자신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와 지속적인 성장 노력이야말로 우리의 경력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