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조직에서 12년간 일하면서 그리고 리더로서 깨달은 중요한 교훈 중 한 가지는 <일을 미루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다. "조금 있다 하자 또는 아직 일정이 남았으니 천천히 하자"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습관이 우리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이를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일을 미루려 할 때 우리는 그 행동의 진정한 효용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일을 미루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보아온 성공적인 팀과 개인들은 모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들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남은 시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투자했다.
모든 상황에서 일을 미루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휴식이 다음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휴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것,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일을 더 잘 수행하고 성과를 만들기 위함이어야 한다. 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한 쉼인지, 일을 미루기 위한 쉼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휴식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재충전하고 다음 업무에 더 큰 열정과 효율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업무량이 많지 않아서 여유가 있다면 이 시간이야 말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다. 앞서 말한 일을 잘하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쉼'으로 보지 않았다. 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팀에 제안하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조직의 리더로서 일을 하며 본 성장하는 사람들 또한 주니어 때부터 주어진 시간을 더 밀도 있게 채우는 노력을 계속했던 분들이었다. 커리어의 진정한 성장은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만들 수 있다고 보는데, 매일매일 일을 미루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밀도 있게 채움으로써 진정한 성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리더의 입장에서 보면 조직의 리더는 늘 구성원의 Capa를 고민한다. 또 항상 신뢰할 수 있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구성원을 찾는다. 그리고 그 신뢰는 일을 미루지 않고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내가 팀 리더로 가장 높이 평가하는 구성원은 꾸준한 성장과 몰입의 태도를 보여주는 분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수행하는 등 한 발 앞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예를 들어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료한 후 동료들을 돕거나, 자신의 Capa를 고려해서 필요한 일을 제안하는 모습 등이다. 구성원의 입장에서 일을 미루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의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스로의 시간 관리 능력, 책임감, 성장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리더들은 위와 같은 구성원에게 위임과 지지로서 격려와 신뢰의 답을 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성과에 대한 인정과 평가로서 또 보이게 되고 이 시간이 반복되면서 리더와 구성원, 조직 모두가 성장한다고 본다. 좋은 리더는 이러한 지표를 계속 관찰하고 이에 대한 답을 위임과 지지,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
일을 미루지 않는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분명 어려운 과제이다. 어쩌면 습관과 같은 태도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지금의 편안함을 포기해야 하고, 때로는 너무 많은 일에 벅찬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은 장기적으로 성장과 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주어진 시간을 밀도 있게 채운 커리어가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의 시작을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자. 그리고 그 시작이 나의 커리어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지켜보자. 결국 성장하고 성과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일을 미루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나의 성장은 곧 나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