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가죽
세월이 기억 속의 배경을 많이 지워 정확한 때는 잊어버렸다.
아마 가을 무렵인 듯하다.
한창 증상이 악화일로를 치닫는 중이었다.
혹사당한 피부는 주름이 자리잡았고 거친 질감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나의 손과 팔을 보며 한 말이 있다.
코끼리 가죽 같다고.
그리고 당신의 손으로 차마 만지기도 싫다는 듯이 뿌리쳤다.
나는 아버지를 영원히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12.
만년필, 토끼, 블루베리 팬케이크,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