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으로만 Feb 13. 2024

2024.2.12

릴스를 꾸준히 만들자고 마음 먹고 요리책 레시피 따라해 보고 야심찼던 마음은 간 데 없고, 연휴 동안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릴스를 쇼츠로 그대로 올리는 것 조차 하지 못했다.


이게 맞나 싶은 의심이 의욕을 꺾은 것 같다.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다는 건 복 받은 거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작은 전술 하나 실행하는 데도 생각이 많아졌고 조그마한 의심은 결국 실행을 막아 섰다.


나는 확실히 생각만 많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아니다. 생각을 거듭하다가 포기하기 보다는,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보자고 덤비는 편이다. 내게는 경험하지 않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직접 눈으로 보는 걸 선호한다. 덕분에 회사에 다닐 때는 의사결정이 늦고 희미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내 입장에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니 확신이 없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잘 모르면서 확신에 찬 사람들이 내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직접 겪어 보면 판단이 쉬워지는 걸 알기에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 일단 나선다. 라이브가 효과적이라고 하면 해 보고, 릴스가 대세라고 하니 또 해 보고, 연재형으로 만들면 인기가 좋다고 하니 그렇게 해 본다. 팔랑귀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내가 무슨 대단한 분석가도 아니고 그들의 조언을 분석할 시간에 내가 직접 해 보는 게 빠르다.


어쩌면 창업도 이런 노빠꾸 태도로 한 것 같다. 퇴사 전 3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게 맞나 생각했고, 아닌가보다고 결론낸 날도 몇일은 있었지만 결국 해 보기 전에는 죽이 될 지, 밥이 될 지 알 수 없었다. 쌀을 씻고 불을 키고 밥을 앉혀 보는 수 밖에. 


숏폼을 한번 제대로 활용해 보기로 마음 먹었고, 지금의 기획이 틀렸다 한들 당장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일단 멈추지 않고 올려봐야겠다. 내일은 컷 편집을 끝내고 자막 작업을 해야지. 그리고 몇 일 내로 새로운 기획은 어떤 포맷으로 할 지 차분이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내게 글쓰기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