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뷔페(1928~1999). 그러니까 나의 아버지보다 1년 일찍 태어나 7년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까 동시대의 화가라고 할 수 있다.
미술의 근본을 거칠게 뒤흔든 20세기의 그 수많은 파고 속에서도 꾿꾿하게 구상회화를 고수했다. 구상회화의 엉뚱한 귀환이라고 할 수 있는 팝아트에 잠시 관심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평생 강렬하고 날카로운 검은색 윤곽선을 버리지 않은 그의 작품은 좀더 거칠어지면 바스키야의 그래피티가 될 수도 있고 좀더 곱게 다듬질하면 팝아트로 보일 수도 있다.
"뷔페의 윤곽선"은 색상을 극도로 자제하던 무채색풍의 그림에서나 강렬한 색채를 담아낼 때나 날카롭게 사물(인물)의 존재감을 생동시킨다. 그의 작품들은 사진으로 볼 때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크다. 아울러 서명도 큼지막하다. 그 서명의 서체가 늘 윤곽선과 어우러진다. 많은 예술가의 작품이 그러하듯 가난과 고단함이 묻어나오는 초기 그림이 애정이 간다. 또한 중년을 넘어서면서 신화, 죽음, 광기, 광대, 랜드마크를 그린 풍경화 등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그의 예술 세계를 풍요롭게 한다.
* 관람객의 성비가 대략 30:1로 여성이 많다. 아마도 남성의 문화생활이란 삑삑이 가지고 노는 것만이 유일한 문화생활인 우리 해피와 유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