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대했던 작품인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 - Pool with Two Figures)>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작년에 생존 작가 작품으로는 최고의 경매가로(1천억 이상) 누군가에게 팔렸기 때문일 듯하다. 그 대신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놀라운 것은 20만 명 이상이 이번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에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몇 일 안남은 끝물에 겨우 찾아갔을 때는 더욱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입장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줄 서서 기다려야 했을 터지만 나는 팔순 넘긴 어머니를 모시고 간 덕에 슝~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머금은 호크니의 대표작 몇 점만을 알고 있던터라 그의 다양하고 풍성한, 그리고 일생 동안 계속된 새로운 도전과 모색은 큰 충격이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엄청난 크기의 풍경화, 그것을 현장에서 '사생'으로 그리기 위해 수 십장의 캔버스로 나누어서 완성한 작품은 그 웅장함과 더불어 팔순을 넘긴 노작가의 사그러들지 않는 상상력과 창작 의지에서 숭고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호크니는 뭐니뭐니 해도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머금은 1960년대의 작품이다.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들 작품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반짝이는 지중해 햇살을 그림으로 느끼게 해준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 영화의 관객 수와 이번 전시회의 관람객 수가 비슷하다.)